[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컨소시엄을 통해 구성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은 대부분 '컨소시엄 블록체인'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고요.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여러 기업이나 단체가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작동하도록 만든 블록체인 네트워크입니다. 사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고,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특징을 결합했다고 해서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블록체인은 누구나 거래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특정 개인이나 기업만 해당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뉘죠. 각각 네트워크 형태와 특성이 다릅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거래하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네트워크고,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거래 내역도 모두 공유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들이 대표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입니다. 탈중앙화를 특징으로 한 블록체인 기술을 가장 잘 구현한 형태라고 할 수 있죠. 퍼블릭 블록체인의 단점은 거래 속도가 느리다는 점입니다. 원리상 블록체인 참여자들의 모든 거래 내역이 검증되고 동기화되는 탓입니다. 거래량이 늘수록, 참여자가 많을수록 거래 속도는 더 느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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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권한이 주어진 특정 참여자만 접근이 가능하고 대개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져 거래 처리 속도가 빠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택하는 이유입니다. 거래 내역이 모두 공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하기 쉬운 장점도 있어요.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접근 권한을 컨소시엄 참여자들에게 개방합니다. 동일한 목적을 가진 다수의 기업과 단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 목적에 맞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형태입니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같이 완전히 공개된 네트워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프라이빗 블록체인만큼 진입 장벽이 높지도 않습니다. 여러 기업이 네트워크 구성에 참여하기 때문에 비용은 줄고 효율은 높겠죠.
대표적인 컨소시엄 블록체인으로 리눅스 재단이 주도하고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기업들이 참여한 '하이퍼레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삼성SDS와 LG CNS, 국내 여러 스타트업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금융기관 중심의 컨소시엄 ‘R3 CEV’에는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도 가입돼 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