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글로벌 성장 모멘텀 위해 정부 적극 대응해야"

글로벌 무대 데뷔, 4대 국제기구 총재 면담…IMF·WB·EBRD 맞춤형 제안

입력 : 2019-04-14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국제 무대인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해 주요기관으로부터 우리 경제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세계 경제가 올 하반기까지 하강 국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 등의 적극적 재정 정책이 경기 부양 대책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G20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각국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 부총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IMF본부에서 가진 크리스틴 라가드르 IMF총재와 양자면담에서 "세계경제의  성장 모멘텀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의 하방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경을 추진중인 상황도 함께 언급했다. 리가르드 총재는 이에 대해 "한국의 추경 편성은 IMF 권고와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라고 화답했다.
 
당초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6%에서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정부의 추경 등의 정책을 고려해 유지로 방향을 틀었다. IMF가 주요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대부분 낮췄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국 국장도 이날 IMF 아·태평양 춘계회의 브리핑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는 정부(한국)가 발표한 추경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투자와 수출 약세를 감안해 성장률을 조정하려 했지만, 추경의 긍정적 효과를 고려한 셈이다. 
 
G20 회원국도 확장적 재정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11일~12일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최근 세계경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됐다"면서 "대응을 위해서는 확장적 조치(재정·통화정책), 글로벌 불확실성·변동성 완화, 적시 정책대응, 포용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도 필수적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실제 G20 회원국들은 경제가 위기를 겪을수록 강한 재정·통화정책의 모멘텀을 만들어 세계경제 위험요인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을 제언했는데, 이에 홍 부총리는 "한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의 재정 증가율(9.5%), 추경예산 편성 등을 통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주요국의 정책 방향과 기조를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저소득·취약계층에 대한 포용적성장의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회원국들이 언급하자, 홍 부총리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턱을 낮추고 근로장려금(EITC) 지급액을 확대하는 등 포용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요국과의 정책 공감대를 고려할 때 홍 부총리의 첫 국제 무대 신고식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정부 한 관계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 정책을 잘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기 위해 쪽잠을 자고 점심을 햄버거로 때우는 등 매우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출장 기간 중 미국·중국·독일·스위스 재무장관, IMF·WB·유럽부흥개발은행(EBRD)·미주개발은행(IDB) 등 4대 국제기구 총재를 비롯해 무디스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와의 면담을 진행하는 등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우리 현안과 관련한 국가별 맞춤형 제안 등은 명료한 의사를 전달하는데 한몫했다. 류쿤 중국 재정부장과 면담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각종 애로사항(단체 관관, 반도체기업 중국내 반독점행위여부 조사 관련)을 조속히 해결하는 데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고, 알베르토 모레노 IDB 총재 면담서는 한국 청년 기술인력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자리에서 모레노 총재는 올해 안에 완료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과 만나서는 통일과 관련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통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마련되고 있다"면서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독일 재무부와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숄츠 장관은 이에 "내년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아 경험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만큼 일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적극 공유하겠다"고 화답했다. 
 
워싱턴D.C=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진성 기자
이진성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