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세계 최초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에서 시장 퇴출 의약품 위기에 몰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가 손해배상 소송까지 첩첩산중이다. 지난 15일 국내 제품 역시 미국 임상 제품과 마찬가지로 비임상~상업화까지 동종 세포가 사용됐다고 확인돼 한숨 돌렸지만, 기존 투약환자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소송 움직임과 시민단체의 거센 규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지난달 기준 3400명에 이르는 인보사 투약 환자를 중심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며 지난 16일부터 '화난사람들'이란 홈페이지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인보사를 처방받아 투약한 환자들 모두 신청 가능하다. 이달 말까지 모집된 환자들을 기반으로 1차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뒤 추가 유입되는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전성과 유효성 여부를 떠나 허가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른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자체가 현행법 위반이다. 코오롱 측이 방사선 조사를 통해 종양 발생의 위험성을 차단했고 현재까지 문제가 없었으니 변경허가를 내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킴스는 의학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사 '케이뮤'를 통해 인보사의 임상시험 및 의약품 허가 등의 문제점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엄태섭 오킴스 파트너변호사는 "모집 이후 이미 일정 수의 환자단이 확보된 상태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인보사를 처방받은 환자들 모두가 힘을 모아 공동소송에 나서야 한다"라며 "인보사 성분이 허가사항과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11년간이나 몰랐던 식약처 역시 질타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시민단체도 가세해 강도 높은 비판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을 압박하고 나섰다. 17일 오전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오롱생명과학이 고의성이 없다는 주장으로 사기를 벗어나려 한다고 질타하며, 인보사의 즉각적인 허가 취소와 허가과정에 대한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문제 당사자인 만큼 식약처의 특별감사는 물론 환자들의 장기추적조사가 식약처나 코오롱이 아닌 제3기관에 의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양홍석 참여연대 변호사는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고 해도 현재 코오롱은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들의 피해를 보상할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7년 국산신약 29호로 허가받은 인보사는 최근 미국 임상을 진행하던 중 주성분 가운데 하나인 형질전환세포(TC)가 당초 알려진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세포)인 것으로 확인되며 국내 판매 및 미국 임상 중단 등의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무상운동본부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제2의 황우석사태 인보사케이주 엉터리 허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규탄 및 검찰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