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23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 문 대통령은 "순방성과가 우리 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챙기겠다"면서 귀국 후 경제·민생행보를 예고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순방길에 오르기 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탄력근로제 개선 관련 법안 등의 조속한 처리가 어려우면 순방 후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여야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통령이 직접 나서 풀어보겠다는 취지다.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중요한 이슈다.
그렇지만 순방기간 청와대가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편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합의하면서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불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이 패스트트랙을 포기해야 여야정 협의체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순방성과 설명차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별도의 방식으로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당의 반발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북미 비핵화 협상 동력을 살리기 위한 4차 남북 정상회담, 청와대 참모진 개편 등도 당면과제다. 북미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북한은 남북대화에도 다소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문 대통령이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공개 제안했지만, 북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 기념행사도 북측의 불참으로 '반쪽행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한 달 가까이 공석인 청와대 대변인 인선에도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인 다음 달 초까지는 인선할 가능성이 크지만, 마땅한 인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또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청와대 참모 교체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선 문제도 남았다.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마치고 23일(현지시각) 누르술탄 공항에서 환송인사들에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