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중앙화된 거래소들이 지옥에서 불탔으면 좋겠다." 비탈릭 부테린이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향해 이런 독설을 퍼부었다죠? 탈중앙화를 기치로 내걸었는데, 정작 암호화폐 업계는 거래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합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이런 의문도 듭니다. 거래소가 없었으면 지금처럼 암호화폐 시장이 커질 수 있었을까? 25일 현재 암호화폐 시장규모는 약 205조 1004억원입니다. 이런 엄청한 규모의 암호화폐들로 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랍습니다. 거래소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돈이 모이기 힘들었겠죠.
어쨌든,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 문제는 논쟁거리입니다. 최근 탈중앙화 거래소(DEX)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고요. '아토믹스왑(Atomic Swap)'은 기술적으로 거래소 중개를 거치지 않고 암호화폐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진/뉴시스
비트코인(BTC)을 가지고 있는 A와 라이트코인(LTC)을 가지고 있는 B가 있습니다. A와 B는 대략적인 시세를 고려해서 1BTC와 60LTC를 교환하려 합니다. 어떻게 거래하면 될까요? 사실 A가 B에게 1BTC를 송금하고, B가 A에게 60LTC를 송금하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그런데 A는 B에게 1BTC를 송금했는데, B가 A에게 60LTC를 송금하지 않는다면? 실제 거래에선 이렇게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토믹스왑은 티어 놀란이라는 개발자가 지난 2013년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거래자들이 제삼자(거래소) 없이 암호화폐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고안했습니다. 아토믹스왑의 원래 명칭은 '아토믹 크로스체인 트레이딩(Atomic Cross-chain Trading)'입니다. 해시타임락(HTL) 기술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등을 통해 구현됩니다.
HTL 기술은 두 사람의 거래에 일정한 시간을 설정하고, 한 사람은 암호화폐를 전송했지만 다른 사람이 일정 시간 안에 암호화폐를 전송하지 않으면 거래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합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거래 시 거래내역을 제3의 블록체인 장부에 기록하는 네트워크 방식입니다.
아토믹스왑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 방식으로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거래과정이 단순하고 속도도 빠릅니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아 수수료가 거의 들지 않고, 해킹 위험도 적습니다. 하지만 아토믹스왑이 보편적인 암호화폐 거래 방식이 되기에는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하네요.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