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함께 북한의 체제보장을 촉구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중국방문 결산 기자회견에서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중국과 공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을 했고, 곧바로 중국으로 이동해 26일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 구상(로드맵)을 갖고 있다"면서 "이 로드맵의 첫번째 부분은 상당 정도 이행됐으며 이제 두번째 부분으로 이행해야 한다. (로드맵) 두번째 부분은 분쟁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7월 발표한 '중·러 공동행동계획'은 '쌍중단·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이라는 중국식 해법과 러시아의 3단계(쌍중단-남북미 관계정상화-다자협정을 통한 비핵화·지역 안보체제 논의) 해법의 공통점을 모은 것이다. 이 중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상당 부분 이행됐다고 본 것이다. 다만 그는 "(시 주석과) 어떤 새로운 계획도 논의하지는 않았으며 현 단계에서 그것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했다. .
푸틴 대통령은 이어 "한국전쟁 때부터 그곳의(한반도의) 분쟁 당사자들은 서로 전쟁상태를 유지해 왔다"면서 "이 근본적인 문제(전쟁상태)를 종결하고 안보 측면에서 북한에 충분한 그러한 조건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금의 비핵화 수준으로 미국의 경제 제재해제가 어려우면 '종전선언' 등 정치적 성과를 우선 확보하겠다는 북한의 속내를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재해제에 앞서 체제보장을 받겠다는 일종의 단계적 비핵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북러회담 직후 "북한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으며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빅딜'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회담을 마친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