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해외시장 선점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메디톡스의 방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시장 선진입이 전망되는 가운데 대웅제약이 세계 최대시장 미국 허가획득에 이어 유럽진출 주도권을 가져오며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간주름 적응증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CHMP 권고일 이후 3개월 이내 판매허가 여부 최종 결정 여부가 내려지는 만큼 국산 제제 최초의 유럽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로써 대웅제약은 연초 판매허가를 획득한 미국과 함께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유럽시장 선진입은 물론, 경쟁 관계인 메디톡스와의 해외시장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됐다. 당초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해외시장 주도권을 둔 경쟁은 팽팽했다. 지난 2월 나보타의 FDA허가로 세계 최대 시장 미국 주도권은 대웅제약이 쥐게 됐지만, 2위 시장 중국은 상반기 '메디톡신' 허가가 기대되는 메디톡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공식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70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지만, 활발한 음성시장 규모까지 더하면 1조5000억원까지도 가능하다는 업계 추산에 2조 규모 미국 시장을 내준데 대한 아쉬움도 덜했다. 미국 시장 경쟁자가 미국 앨러간을 비롯한 영국 입센, 독일 멀츠 등 선진국 기업인 반면, 중국은 앨러간과 현지업체 란주연구소 단 2개 제조사의 품목만 허가가 난 점도 메디톡스에 유리한 요소였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다시 유럽 진출에 한 발 앞서 나가며 '장군멍군'을 주고받았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60%를 웃도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연간 1000억원 규모에 불과한 좁은 내수시장 한계에 가격 출혈경쟁이 빚어지며 해외시장 개척이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로 여겨져왔다. 때문에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들은 미국·유럽 및 중국은 물론 중남미와 동남아 등 신흥시장 개척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280억원 수준이던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수출액은 2016년 589억원, 2017년 1153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폭발적 성장 배경엔 각 사별 해외 진출 노력과 별도의 품목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국가의 경우 국내 수출 허가만으로도 해외 진출이 가능한 제제 특성이 작용했다. 본격적인 미국·유럽, 중국 진출 시 수출 규모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제제가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데다, 휴젤과 휴온스 등 국내 허가를 보유한 제조사들 역시 주요 시장과 신흥 시장 모두를 겨냥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 중인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간주름을 비롯한 피부 주름개선 효과를 적응증으로 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사 처방 모습.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