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정부가 혁신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지원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국내 6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중기대출 잔액은 총 58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중기대출 증가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대 이상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중기대출 증가율은 2017년 1분기 4.9%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분기 8.8%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는 7.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의 1분기 중기대출 잔액은 지난해 79조7000억원에서 올해 87조6000억원으로 9.9%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중기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에도 9.8%를 기록하며 2년 연속으로 10% 가까이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와 인천시금고를 유치하면서 확보한 여유자금을 바탕으로 경쟁 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워 중기대출 고객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올해 1분기에 대규모 저금리 대출 특판을 실시해 상당수 중소기업 고객들이 기존 대출을 신한은행 대출로 대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에 실제 취급한 보증서담보대출 금리는 신한은행이 연 3.59%로 이들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 역시 신한은행이 4.73%로 최저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도 지속적으로 중기대출을 늘리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중기대출 잔액은 8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4%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1분기 중기대출 증가율은 지난 2017년 8.0%, 지난해 9.6%에 이어 올해에도 8% 이상 늘었다.
중기대출 시장에서 22.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행(024110)의 중기대출 잔액은 15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3% 늘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만 10조1000억원을 늘리며 12.3%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6.9%로 줄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중기대출 증가율은 각각 6.4%, 6.2%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올해 중기대출 연간 증가율을 지난해와 비슷한 6%대로 설정한 만큼 건전성 관리에 보다 집중하면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혁신·우량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중기대출 중요성이 커진 데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혁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건전성 우려도 나오는 만큼 우량기업 중심의 여신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