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거론하며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산 제품에 ‘첨단’을 넘어 ‘미래’를 담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도약대 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도전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명실상부한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위상은 우리가 만든 제품 경쟁력도 함께 상승시켰다”며 “세계 최초·최고의 메모리반도체를 장착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은 ‘첨단’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우리 기업들이 1983년 64킬로바이트 디램, 1992년에는 세계 최초 64메가 디램 개발 등을 거쳐 2002년 이래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거론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세계인의 신뢰와 사랑은 우리가 함께 차근차근 쌓아 올려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반도체 분야 육성 필요성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메모리반도체가 정보의 축적을 담당한다면 시스템반도체는 정보의 활용을 담당한다”며 “스마트폰 하나에 들어가는 시스템반도체만 50여개,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에는 1000여개의 시스템반도체가 장착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기·전자제품부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는 시스템반도체가 있어야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1.5배 이상 큰 시장이며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로봇, 바이오, 자동차 등 산업의 전 분야에 활용되면 2022년에는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아직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바이오와 휴대폰용 반도체 등 기술력이 필요한 반도체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도 연구개발 인력과 기업의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과 ICT 분야와 협력이 강화된다면 시스템반도체 수요를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면서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펩리스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성공하려면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와 산업 생태계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관련 노력을 기울이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분야 국가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유망 수요기술의 정부 R&D 우선 반영, 내년부터 1조원 수준의 기술개발 사업 추진을 통한 차세대 기술 확보 등의 방안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점을 설명하고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지능형 검침기와 폐쇄회로(CC)TV를 비롯한 에너지, 안전, 교통 등 대규모 공공사업과 연계한 수요를 발굴해 공공분야에서 2030년까지 2600만개, 2400억 원 이상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