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3일 광주를 찾았지만 물세례를 맞는 등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조경태 최고위원과 신보라 청년최고위원, 민경욱 의원, 광주·전남지역 원외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그는 "광주·전남 애국시민들이 피흘려 헌신하신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며 "한국당이 이 땅의 자유를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의 근간은 삼권분립인데 이 정부가 행정부, 사법부를 장악하고 이제는 의회까지 지배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는 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장외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규탄대회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행사 시작 전부터 광주송정역 광장에는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 10여개 시민단체와 시민들 100여명이 '5·18 역사왜곡·폄훼, 적폐 몸통,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등 플래카드를 내걸고 집회를 벌였다. 이들 단체는 "한국당은 5·18 망언을 했던 의원 3인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며 "양심이 있다면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황 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됐지만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민중당 관계자, 학생 등이 맞불집회를 벌이면서 2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황 대표가 광주 일정을 마무리하고 전북 전주로 이동하기 위해 광주송정역 대합실로 들어가려 하자 시민단체 등이 막아서며 20여분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관계자는 생수병에 들어있던 물을 황 대표에게 뿌렸고, 5·18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을 방해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황 대표는 광주송정역 플랫폼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한 나라인데 지역 간 갈등이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며 "이제는 정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시민 여러분께서도 단일 민족인 한 나라가 나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훨씬 많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변화의 새로운 미래로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행사를 마친 뒤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