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ABC)삼성 갤럭시S10서 지원하는 ERC-20 토큰

이더리움 기반 발행토큰 표준 적용…상호교환·스마트계약 등 강점

입력 : 2019-05-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3월 출시한 갤럭시S10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한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했습니다.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인지, 그로 인해 블록체인 대중화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 여러 전망들이 줄지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갤럭시S10에 탑재된 앱은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와 '삼성 블록체인 월렛'이었습니다. 이중 암호화폐 지갑인 삼성 블록체인 월렛이 ERC-20 토큰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RC-20 토큰은 무엇일까요? 먼저 ERC(Ethereum Request for Comment)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되는 토큰의 표준규약을 말합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에는 다양한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하고, 이 디앱들 각각은 이더리움 기반의 서로 다른 토큰을 발행하고 있지요. ERC는 디앱 토큰을 개발하면서 준수하자고 합의한 개발자들의 기술표준 같은 것입니다. 토큰 발행 시 지켜야 할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셈입니다.
 
ERC가 이더리움 토큰의 기술표준이라고 할 때, 토큰과 코인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코인입니다. 자체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메인넷)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메인넷 없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디앱들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는 토큰입니다. 물론 해당 디앱이 이후에 메인넷을 구축하면 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퀀텀(QTUM)이 그런 경우지요. QTUM은 애초 이더리움 기반의 ERC-20 토큰이었습니다. 그러다 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퀀텀 토큰에서 코인이 됐습니다. 이오스(EOS), 트론(TRX) 등도 독자적인 메인넷을 갖추기 전에는 이더리움 기반 토큰으로 취급됐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에 탑재된 블록체인 월렛은 ERC-20 토큰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 왜 ERC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을까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많은 디앱과 토큰들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ERC 표준은 이렇게 다양한 이더리움 기반 토큰들의 교환을 용이하게 합니다. 특히 ERC-20을 통해 생성된 토큰들은 동일한 이더리움 지갑을 사용할 수 있고, 상호 호환이 가능합니다. 이더리움 코인인 ETH로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ERC-20의 장점은 또 이더리움의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토큰을 단순히 송금하거나 결제하는 일을 넘어서 토큰 거래에 특정한 계약조건을 만들어 넣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범용성 높은 블록체인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실제 암호화폐공개(ICO)를 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자금모집과 거래체계를 ERC-20 표준에 맞춰 구축합니다. ICO 시 자금조달도 이더리움으로 받습니다.
 
ERC-20의 숫자 '20'은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개발자들이 ERC 표준을 논의하는 과정에 20번째로 올라온 제안이 선택돼 붙여졌다고 합니다. 지난 2015년 이더리움의 공동창시자인 비탈린 부테린과 파비안 보겔스텔로가 ERC-20을 제안했습니다. 이후에도 더 나은 이더리움 표준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이어졌고, ERC-20 외에 ERC-115, ERC-721 등 여러 버전의 표준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채택됐습니다.
 
앞서 갤럭시S10에 추가된 블록체인 월렛이 ERC-20 토큰을 지원한다고 했지요? 사실 다른 표준의 이더리움 토큰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월렛 앱은 암호화폐 지갑인 '월렛'과 '디앱' 탭으로 나뉘어 있는데, 여기 올라온 디앱들 중 하나인 엔진월렛은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기반의 ERC-20, ERC-721, ERC-1155 토큰을 모두 지원하는 암호화폐 지갑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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