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전통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구조 다변화에 적응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사람이라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라 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 없이는 지속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홍남기(뒷줄 왼쪽 세번째) 경제부총리와 김주영(뒷줄 왼쪽부터)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차 일자리위원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해 '사람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우선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2022년까지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 혁신을 뒷받침할 전문 인력 10만명(기존 고숙련 노동자 직무전환 6만명, 신규 인력 4만명)을 키우기로 했다.
또 미래 유망업종 인재 양성을 위해 인공지능(AI) 대학원 확대, 대학교육 혁신 기반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1000명), 소프트웨어(2만명), 에너지신산업(1만5000명), 바이오헬스(1만명) 등에서 총 4만6000명의 인재를 키워낸다는 방침이다.
기업들도 과학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문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연세대학교와 협력해 2021학년도부터 공과대학 내 50명 정원의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계약학과로 신설하고 학비 지원은 물론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하기로 했다. 자사의 시스템반도체를 선도할 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도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우선채용 보장 특화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설 방침이다. ‘교육이 미래’라는 가치 아래 이미 사내대학인 SK하이닉스 대학(SKHU)를 통해 반도체 전문가 육성을 적극 지원하는 것의 연장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전통 제조업이 위기를 타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실제 대규모 투자는 기업에 달려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설비나 시설에 투자해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과 교육시장 등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실제 제조 현장에 나올 수 있는 미래 인력 자체 공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나 조선업 등의 민간 기업들도 산학 협력을 강화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