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 창사 35주년을 맞은 풀무원이 선진국형 글로벌 기준 지주회사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했다. 풀무원은 13일 창립기념일 메시지에서 상장사인 지주회사 풀무원이 비상장사인 자회사들의 지분 100%(합자회사 제외)를 보유해 선진국형 글로벌 기준의 지주회사 체제 확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풀무원은 글로벌 기준의 One Company 지주회사 지배구조 체제 확립을 완료하고,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신뢰를 받는 글로벌 로하스 기업으로 도약을 다짐한다"라며 "국내에서는 아직 글로벌 기준 지주회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만, 적극적인 IR과 PR을 통해 풀무원 지배구조의 우수성을 알려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지난 3월27일자로 주요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외부투자자 지분(7.24%)을 모두 매입해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됐다. 이러한 지배구조에 따라 지주회사인 풀무원은 전사 경영과 브랜드, R&D를 총괄관리하고, 자회사인 풀무원식품 등이 직접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한국형 지주회사와 풀무원 지배구조의 가장 큰 차별점은 지주회사인 풀무원이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 지주회사와 사업을 수행하는 자회사의 실체가 같고,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국제회계기준)가 요구하는 연결기준을 충족한다.
IFRS는 지주회사가 한 개 이상의 자회사를 소유할 경우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 네슬레, 다논 등 서구 선진국 지주회사는 대부분 풀무원처럼 지주회사만 상장하고,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는 형태다.
반면 한국 지주회사의 법적인 자회사 지분율 허용기준은 공정거래법상 상장사 20%, 비상장사 40%다. 이는 IFRS가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연결회계를 허용하는 일반적 기준인 50% 지분율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앞서 풀무원은 지난 2003년 지주회사 제도를 선도적으로 도입했고, 2009년 IFRS를 조기 도입해 IFRS 기준 주재무제표인 연결제무제표를 공시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말 연결회계 기준으로 창사 35년 만에 최대 매출인 2조 2720억원을 기록했고, 이 순위는 국내 10대 식품기업에 해당한다.
풀무원은 34년간 오너 경영에서 지난해 1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했고, 이번에 글로벌 기준 지주회사 체제 확립으로 더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를 갖추게 됐다.
김종헌 풀무원 재무관리실장은 "지주회사제도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1999년에 기업 소유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지배구조의 괴리도를 낮춰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자 국내에 도입됐다"라며 "이 같은 취지에 따라 서구 선진국의 지주회사는 대부분 자회사를 100% 보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 서울'에서 열린 '2019 풀무원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효율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