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1분기 수주량이 4척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대한조선과 대선조선이 각각 2척씩 수주한 것으로 이외에는 수주실적이 전무했다.
15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조선사 2019년도 1분기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형조선사들은 4척, 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7% 줄어든 실적이다.
1분기 전세계 중형선박 발주량은 86척, 143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649만CGT로 36.5%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감소세가 더욱 가파르다.
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형 컨테이너선 외에 모든 선종이 부진했다. 3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은 신조발주가 전무했으나 1000~3000TEU급 미만의 피더선 발주가 크게 늘어나며 65.8% 증가한 37척(54만CGT)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형 탱커는 80.6% 줄어든 단 6척(15만CGT)이 발주됐으며 벌크선은 브라질 댐 붕괴 사고 영향으로 42척(74만CGT) 발주에 그치면서 65% 감소했다. LPG선은 단 한척만 발주돼 91.2% 줄어든 7000CGT를 기록했다.
국내 중형조선사 중 1분기에 수주 실적을 기록한 곳은 대한조선과 대선조선 등 2개사뿐이다. 대선조선은 10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2척, 대한조선은 수에즈막스급 탱커 2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1분기 선박 발주가 대형선 위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발주시장 점유율은 1.4%로 처참한 수준이다. 수주액 추정치는 1억6000만달러로 국내 업계 점유율도 2.9%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수주잔량은 소폭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3.4% 하락한 45척(98만4000CGT)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 9척이 인도된 가운데 수주량까지 하락하면서 일감이 줄어든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기 둔화, 연초 브라질 댐 붕괴 사고에 의한 해운시황 하락, 장기불황에 의한 선주들의 재무적 상황 악화 등이 신조선 발주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력 건조 시장의 침체도 수주량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그는 “1분기 중에 중형 탱커 시장이 더욱 침체됐다”면서 “또 국내 중형조선사들은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 조선사가 극소수에 불과해 수주실적이 크게 부진했다”라고 설명했다.
1분기 4척 수주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에도 발주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양 연구원은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중형선, 대형선을 떠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가 시행되는 2020년을 앞두고 선주들의 관망자세가 이어지고 있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 크게 반전될 기미가 없다. 다만 규제가 시행되는 내년부터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