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널뛰는 세계경제…강온 병행전략에 중국도 '맞대응'

G20까지 미중 신경전 지속…양국, 협상여지 남기며 수위조절

입력 : 2019-05-15 오후 3:39:01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관세율 인상'을 핵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신경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온 병행전략은 세계 경제를 널뛰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3250억달러(약 385조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 대상 관세인상에 대해 "아주 강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지 하루 만에 정반대의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 모두가 이익을 취해가는 '돼지저금통' 노릇을 해왔지만 더는 놔둘 수 없다"며 향후 협상과정에서의 각오도 드러냈다.
 
미국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중 2000억달러(약 240조원) 상당의 물품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325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한 실무 차원의 준비절차에도 돌입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계속 바뀌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중이다.
 
당사자인 중국도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싸움을 원치 않지만 두려워하지 않으며 필요하다면 싸울 것"이라고 밝히고, 자국민들이 호응하는 소식을 전하는 식으로 대미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미중 양측 모두 협상 여지를 남기며 수위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미중)는 아주 좋은대화를 하고 있다.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는 대단하고 아주 좋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10일 관세율을 상향 조정하면서 추가 관세대상을 '당일 이후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로 정했다.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이 미국에 도착하는 3~4주 정도의 기간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도 "내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보복조치 시행 시기에 여유를 뒀다. 미중 간의 협상이 순탄히 끝난다면 관세를 둘러싼 갈등이 자연스럽게 잦아들게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실무진 간의 협상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이날 "'조만간, 어느 시점에' 중국에서의 협상을 계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9~1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미중 양측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중국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초청한 바 있다. 다만 정확한 협상 재개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핵베리 캐머런 LNG 수출기지를 방문해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관련 연설을 한 후 주먹을 불끈쥐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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