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 ANC사 캠프에서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된 우리국민 주모씨(62세)가 16일 오후(한국시간) 무사히 석방됐다. 지난해 7월6일 피랍된지 315일 만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주씨 신병은 우리 정부에서 인수한 상태로 현지공관 보호 하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며 "주씨는 내일(18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우리 국민을 납치한 세력은 리비아 남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 집단으로 확인됐다”며 “납치경위와 억류상황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지병원 1차 검진결과 주씨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귀국 후 추가로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우리국민 석방 과정에서 UAE 정부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우리 정부와 UAE 외교부, 리비아 군 당국 간의 협조 하에 주씨 석방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지난 2월 말 서울에서 개최된 한-UAE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께 우리 국민이 석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한 것을 계기로 UAE 정부가 사건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 국민이 안전 귀환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우리국민 무사귀환을 위해 힘쓴 우방국 정부에 감사를 전한다”며 “특히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주씨 석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준 UAE 정부와 모하메드 왕세제께 우리 정부와 문 대통령의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주씨 석방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보여온 노력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7월6일 납치 순간부터 문 대통령께서 관심을 갖고 계속 주씨의 조기석방을 추진해왔다”며 “주씨 납치 직후 청해부대로 나가있는 문무대왕함을 파견했고 이후 왕건함 교체, 담당과장 파견 등을 통해 피랍 국민이 안전하게 석방되도록 총력을 경주해왔다”고 강조했다.
리비아 현지에는 아직 우리국민 4명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현지 공관을 통해 이분들에게 가급적 조기에 리비아에서 나올 것을 지속해서 강력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이분들은 ‘거기서 떠날 사정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리비아 피랍자 구출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