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 초부터 막걸리 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이 최근 날씨처럼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주요 유통 채널에서 매출이 늘면서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는 분위기다. 시장의 활기를 이끈 서울장수의 '인생막걸리'가 대형마트에 이어 이달 편의점에도 입점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9일 편의점 CU(씨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1.1%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19.2% 증가하는 등 막걸리 판매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생막걸리'가 이달 초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전국 주요 편의점에 입점하면서 막걸리 시장의 성장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생막걸리'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장수가 막걸리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출시한 제품이다. 서울장수가 생막걸리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무려 22년 만이다.
특히 이 제품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의 진부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감을 활용한 감각적인 라벨을 부착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한층 살리기 위해 알코올 도수도 5도로 낮추는 등 전통의 생막걸리에 현대적인 주류 트렌드를 접목했다.
전국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먼저 입점한 '인생막걸리'는 전통주 신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병을 돌파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에서 올해 1분기 막걸리 매출은 2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인생막걸리'가 대형마트보다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점에 입점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며 "공간의 특성상 다양한 제품을 진열할 수 없는 편의점에 입점했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홈술' 트렌드 등에 따라 늘고 있는 가정용 수요도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막걸리 제품도 최근 고급화 전략이 주효하면서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순당이 지난해 5월 출시한 프리미엄 막걸리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판매가가 다소 비싼 편인데도 매월 6만병 이상 판매되는 등 시장에 안착했다. 이 제품은 1분기 이마트 막걸리 매출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배상면주가의 프리미엄 막걸리 '느린마을막걸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느린마을막걸리'는 막걸리의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쌀의 함량을 높여 맛의 순수함과 품질을 높인 제품이다. 배상면주가는 지난 3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블랙 라벨을 적용한 제품 패키지로 리뉴얼을 진행했다.
한편 막걸리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서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막걸리 수출액은 320만3000달러로 전년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편의점에 입점한 '인생막걸리' 제품 이미지. 사진/서울장수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