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20일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를 통해 이뤄지는 영양지원과 의료지원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도록 공여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식량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날 노동신문은 "원조라는 것은 발전도상나라(개발도상국)들의 명줄을 틀어쥐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지배와 예속의 올가미였다"며 "하나를 주고 열, 백을 빼앗으려는 강도적 약탈의 수단"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어떤 의견과 입장을 갖고 있는 지까지 저희가 추론하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지금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에 대해 동포애적 관점에서 그냥 봐 넘길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식량 지원 부분에 있어 국민적 여론과 여러 가지 검토 등을 거쳐야 하는 과정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확장적 재정을 강조하며 '적정 국가채무비율 40%'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보도에 대해 "회의에 참여하셨던 모든 분들이 적극적 재정을 써야 한다는데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확장적 재정은) 무작정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선투자의 개념"이라면서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체감도에 있어서 조금 미흡하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재정이 필요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호주, 독일과 더불어 (우리나라에) 확장 재정을 펼 것을 권고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극적 재정이란 것은 단순히 적극적으로 재정만 펴는 것이 아니다"며 "필요 없는 곳은 과감히 줄이고 필요한 곳은 더욱 과감하게 재정을 쓸 수 있게끔,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분명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투자라는 점, 그리고 재정혁신이 함께 병행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의 '2016년 예산안'을 비판하면서 '국가채무비율 40%'를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이 당시와 입장을 바꾼 것이냐는 지적에 "그때 당시 세수 체계, 세입, 지출 등 총체적인 분석이 함께 병행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세종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