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격이 동결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철광석 가격이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후판가격 인상이 불발되면서 철강사들의 원가 상승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강제품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지난 한주동안 전주 대비 4.7% 상승한 톤당 100.5달러를 기록했다.
올 1월 브라질 광산회사인 발레(VALE)의 광미 댐 붕괴사고와 철광석 주요 수출국 호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중국 북동지역 홍수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공급부족 우려에 따른 투기적 수요가 몰리면서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톤당 70달러대에서 이달 100달러로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려 40%가량 상승한 것이다.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격이 동결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사진/뉴시스
철광석 가격 급등은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격을 작년 하반기 수준으로 가닥을 잡은 철강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철강사는 철광석 등 원재료 상승에 따라 후판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원재료 가격 인상을 반영해 제품가격을 상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업 장기불황과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5개반기 동안 톤당 30만원이 인상된 점을 감안해 올 상반기 후판가격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도 동결로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이처럼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후판가격이 동결되면서 원가 부담 상승이 불가피하다. 철강사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원자재 가격은 제품가격에 후행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시황에 따라 철강사가 후판가격 협상력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는 조선사가 우위에 있어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후판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이익 감소가 우려된다. 이 관계자는 “후판가격이 인상되지 않으면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2분기 실적도 녹녹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가절감, 후판 생산량 조절, 시장 다변화 등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후판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선사도 원재료 가격 상승세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후판가격 인상은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면서 “상반기 철광석 가격 기준으로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후판가격 증가 폭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