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부시 노무현 추모는 한미동맹 상징"

청와대서 부시 전 미 대통령 접견…부시 "노 전 대통령과 많은 얘기 나눠"

입력 : 2019-05-23 오후 3:04:4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부시 대통령께서 한미동맹의 파트너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참석 자체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접견해 이같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전날 방한했다. 미국 전직 대통령이 한국 전직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함께 결정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자회담 등은 한미동맹을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게 하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면서 "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정신을 이어 한미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한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재임한 노 전 대통령과 재임 기간 5년이 겹친다. 당시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문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접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여민1관 앞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영접하고 도보로 함께 상춘재까지 이동했다. 두 전현직 정상은 녹지원 입구에 있는 청보리를 만지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상춘재에 도착한 문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의자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왼손으로는 문 대통령의 어깨 위를 감싸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당초 30분으로 예정된 접견은 45분으로 길어졌다.
 
문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서로 근황을 묻고 노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회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예전에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보면 소탈하고 진솔한 면이 많다'면서 편하게 대화를 했다고 평가했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가족 이야기와 같은 사적대화도 나눴다면서 "대부분의 정상들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곤 했다"며 "그래서인지 저와 노 대통령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러한 대화가 양국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고,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과 또 여전히 노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아주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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