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공원들…지자체 “돈 없어요”

미집행 토지 중 74.15% 사유지
환경단체 "국비 없으면 보전 변질 우려"

입력 : 2019-05-30 오후 4:34:5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공원 조성을 앞둔 전국단위 부지 중 340㎢가 내년이면 대부분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 때문입니다. 일몰제는 도시관리 계획상 공원 용지로 지정돼 있지만 장기간 공원 조성이 되지 못한 부지는 공원 용도에서 자동 해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과거부터 국가는 소유주가 있는 땅을 공원으로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1999년 헌법재판소가 재산권 침해라고 제동을 걸면서 국가는 2020년 7월부터 소유주에게 권리를 돌려줘야 합니다. 서울 전체 면적의 절반 규몹니다.
 
공원을 유지하려면 땅을 사들여 공원으로 집행해야 하지만, 아직 미집행인 토지가 많습니다. 전국에서 미집행 공원 너비는 4억3718만2606㎡에 달합니다. 이중 74.15%가 사유지입니다.
 
현재 공원 관리 상당수가 지자체로 넘어간 만큼, 지자체가 보상을 해줘 공원 소멸을 막아야 하지만 낮은 재정자립도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최근 정부는 공원 보전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면 이자를 최대 70% 보전해주기로 했지만, 이자만으로는 모자라다는 지적입니다. 미집행 공원 너비가 가장 넓어 보상에 10조원을 써야 하는 서울시를 비롯해 지자체들은 절반을 국비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도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했습니다. 국가가 재정 부담을 지지 않으면, 지자체들이 민간공원특례사업이라는 변질된 방식으로 공원 보전 사업을 진행할 거란 우려 때문입니다. 토지 일부는 숲, 일부는 주택 등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겁니다. <최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단지 민간공원특례사업이 숲세권 아파트를 만들어서 아파트 값을 올리는 부가적인 사업이 될수도 있는거고, 조경이나 조망을 주민이 독차지할 수 있는거고>
 
공원이 사라지지만 지방정부는 돈이 없다고 합니다. 주민 삶의 질과 환경 보전을 무엇으로 지킬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뉴스토마토 신태현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신태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