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새로 짓는 민간 중대형 건물에 기존 방식보다 발전효율이 10% 이상 높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를 도입한다. 서울시는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가 도입될 수 있도록 설계기준(성능표준값)을 마련한다고 28일 밝혔다. 하반기 안에 고시하고, 고시 즉시 적용할 계획이다. 연면적 10만㎡ 이상인 환경영향평가 대상 건물부터 적용하고 내년부터 연면적 3000㎡ 이상 건물로 확대한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 에너지와 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화력발전처럼 연료를 태워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이 없어 친환경적이고, 태양광의 1/300, 풍력의 1/30 정도의 공간밖에 차지하지 않아 설비 크기 대비 에너지 생산량이 가장 높다.
차세대 고효율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는 발전효율이 최대 60%로 현존하는 수소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아 발전 특화 연료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건물 관리를 위해 야간에도 항상 전력이 필요한 중대형 건물이 많은 대도시에 적합하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상용화돼 건물·주택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1월 경기도 분당에 발전 사업용으로 최초 도입돼 운영 중이다.
서울시 신축 건물은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인산형 연료전지(PAFC),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 등 선택 가능한 연료전지 종류가 총 3종으로 확대돼 건물의 크기와 용도, 에너지사용 패턴 등을 고려해 맞춤형 연료전지를 선택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초 6.5% 인하된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이 신설돼 수소추출에 사용되는 도시가스 요금 대비 전기발전 실익이 커지는 만큼, 실가동률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전지 설계기준은 설치용량당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하는지를 나타내며, 건물에 실제 도입하려면 설계기준에 따라 설계안에 반영해야 한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민간건물 신축 시 건물이 필요한 에너지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자급하도록 규정해 서울시 건물에는 태양광, 수소 연료전지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내 업체에서 개발 중인 건물용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 제품들의 상용화가 눈 앞에 있고 정부도 올 초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이 분야의 R&D를 지원 중인 만큼, 이번 설계기준 마련을 계기로 건물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선도적으로 정착시키고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STX중공업, ㈜미코, 경동나비엔 등 국내 업체에서 개발한 건물용 제품이 상용화에 앞서 실증시험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시작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에 따라 민간건물의 수소연료전지 설치가 점점 늘고 있으며, 올해 총 400kW 규모로 신규설치가 예상돼 연간 100억원대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총 102MW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전력량은 18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7억9000만kWh)로 에너지자립도시를 위한 주요설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는 2009년부터 연료전지 발전소 유치, 수소연료전지차량 충전소 운영 등 누구보다 항상 먼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움직여 왔다”며 “국내 업체에서도 개발 중인 발전특화 연료전지인 SOFC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조성해 수소 산업 발전 및 수소경제 활성화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소버스 시승회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 박원순 시장,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수소버스에 탑승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