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체인스모커스 "우린 음악 실험 좋아해, 다프트펑크는 영웅"

오는 9월 내한 앞두고 싱글 발매…"블랙핑크, 몬스타엑스와도 협업하고파"
"BTS 성공 존중하고 응원하고 싶어…즐길 줄 아는 아티스트"

입력 : 2019-05-31 오후 6:26:52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기존 것으로부터 탈피, 이 정신이 세계적인 듀오 체인스모커스(알렉스 폴·앤드류 태거트)를 여는 열쇠말이다.
 
2014년 전형적 DJ음악을 하던 그룹은 '자신을 밀어 붙이며' 실험을 했다. 멜로디컬한 팝적 요소를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과 결합시켰고, 세계적인 EDM 열풍의 선봉에 섰다.
 
2017년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권에 올린 곡만 3곡. 비틀스와 비지스 이후 처음 있는 일. 같은 해 그래미어워즈에서는 데뷔 3년 만에 '최우수 댄스 레코딩' 상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 듀오를 31일 서면으로 만나봤다. 인터뷰에 응한 멤버 알렉스 폴(35)은 "일단 음악적으로 실험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새로운 것은 무엇이든 도전하려 한다"고 자신들의 음악 정신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정규 '식 보이(Sick Boy)'는 '지금 현재의 가장 새로운' 체인스모커스를 접할 수 있는 앨범이다. 일단 메시지적으로 사랑과 이별을 다루던 전작과 아예 결이 다르다.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인한 우울증을 말하는 '유 오우 미(You Owe Me)', 마약과 감옥, 거짓이 넘실되는 세계를 말하는 '식 보이(Sick Boy)'…. 수록곡들 면면이 사회성이 짙다. 파편화된 현대사회의 일상을 내밀하게 관찰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공의 눈'으로 사회와 인생을 바라보고자 했어요. 아티스트로서 우리 인생이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쪽으로 시선을 돌린 것 같아요. 조금 어두운 스타일로 완성됐지만 우리의 내면 성장이 담겨 있어요."
 
체인스모커스 '식보이'. 사진/소니뮤직코리아
 
'유 오우 미' 뮤직비디오는 메시지 만큼 파격적이다. 평범한 저녁식사를 즐기던 주인공은 갑자기 흡혈귀로 돌변해 친구들을 위협한다. 얼터너티브 록적인 기타 리프도 이전의 앨범에선 느껴볼 수 없는 새로움이다. 
 
듀오는 이날(현지시간) 비비렉사와 함께 한 신곡 '콜 유 마인(Call You Mine)'도 발표한다.이번엔 팝적이며 조금은 어두운 느낌의 댄스곡으로 또 다시 방향을 전환했다. "남여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인생을 낭비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에요. 렉사의 보컬이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죠."
 
EDM 기반의 종잡을 수 없는 이 '음악실험' 기원은 어디서 왔을까. 알렉스는 "다프트펑크는 영웅 같은 존재였다"며 설명을 이었다. "그분들 외에도 데이비드 게타, 캘빈 해리스, 스크릴렉스 등 여러 EDM 아티스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죠. EDM 외에는 대시보드 컨페셔널, 블링크 182, 카니예 웨스트 등이 있을 것 같네요. 사실 끝도 없어요."
 
다프트펑크 정신을 계승한다는 이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에 세계적인 그룹과 밴드, 싱어송라이터들을 탑승시킨다. 콜드플레이, 할시, 켄야, 5 세컨즈 오브 서머, 로지스…. 듀오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개성을 그들의 음악에 맞게 콜라주처럼 완성해 왔다. "협업 아티스트를 고를 때 인지도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그저 진심을 다하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려고 하죠."
 
체인스모커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베스트 오브 미(Best of me)' 프로듀서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멤버 RM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같은데 정말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친구들이에요. 음악과 공연을 즐길 줄 아는 재미있는 그룹이죠. 실제로도 BTS는 저희의 고향(미국)에서 모든 공연을 매진시키고 있는 아티스트인 걸요.(웃음) 큰 성공을 거두고 점은 정말 존중할 만하고 응원하고 싶어요."
 
BTS 외에 함께 작업하고 싶은 K팝 그룹으로는 몬스타엑스와 블랙핑크를 꼽았다. 폴은 몬스타엑스에 대해 "콜드플레이 크리스마틴을 대신해 미국에서 'Something Just Like This'를 불러줬는데 정말 잘해줬다"며 "미래에 꼭 하고 싶다" 했다. 블랙핑크에 대해서는 "실력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그룹이라 생각한다"며 "나중에 작업하면 제 2의 '돈 렛 미 다운' 같은 곡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체인스모커스 내한 포스터.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듀오는 지난 2015년 이후 2년에 한번씩 한국을 꾸준히 찾아왔다. 오는 9월 2년 만의 내한을 앞두고 폴은 이미 한국문화를 제대로 느낄 준비를 끝낸 듯 했다. "이번엔 코리안 바비큐를 잊지 않고 꼭 먹을 겁니다. 도시도 멋지고 갈 때마다 둘러볼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은 제2의 집 같은 느낌"이라는 그는 "한국 팬들은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매 앨범과 공연 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만큼 "이번 공연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쇼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 앨범은 더 극단적이고 과감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들의 정신이 닿지 못하는 영역도 있을까. "새로운 것은 항상 도전하려고 해요. 저희는 실험을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앤드류가 랩을 하는 모습은 아마 보시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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