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ABC)집단지성 통해 비트코인 개발하는 'BIP'

개발자 커뮤니티 중심의 협업모델…라이트닝 네트워크·암호화폐 지갑 등 개발

입력 : 2019-06-03 오후 3:32:5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비트코인은 현재진행형 암호화폐입니다. 가장 오래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고 가장 대중적으로 인지도 높은 암호화폐지만, 지금도 꾸준히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소수 개발자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 커뮤니티가 집단지성을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가령 BIP-0112 프로그램에 포함된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술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지난 2015년 9월 조셉 푼과 타데우스 드리자라는 개발자들이 한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제안한 기술입니다. 두 개발자는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술을 제안했어요. 비트코인은 거래 처리속도가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 너무 느립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노드들에게 승인을 받아 거래 내역을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블록체인 외부에 별도의 오프체인을 구축해 처리속도를 높이는 기술입니다. 모든 노드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오프체인에서 거래 당사자들이 합의하면 거래가 성립됩니다. 또 거래 과정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고, 최종 거래내역만 블록체인에 저장하기 때문에 자연히 거래 속도가 빠릅니다. 푼과 드리자, 두 개발자가 제안한 이 기술은 BIP-112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도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사진/뉴시스
 
그러니까 BIP(Bitcoin Improvement Proposal)는 개발자들이 커뮤니티에서 협업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명칭 그대로 비트코인 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일종의 제안서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개발자 커뮤니티는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과거에 이미 제안된 기술이거나 구현 불가능한 기술은 아닌지, 비트코인 철학과 어긋나지는 않는지 등을 따집니다.
 
커뮤니티의 검증과 동의를 거치면 'BIP-0112'와 같이 번호가 부여되고, 해당 기술 초안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공유됩니다. 개발자들은 이를 토대로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개인키를 계층적으로 관리해서 하나의 암호화폐 지갑에 여러 주소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은 BIP-0032로 표준화됐습니다. 이후 BIP-0043, BIP-0044 등으로 관련 기술이 정교화되고 있지요. 이더리움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EIP(Ethereum Improvement Proposals)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제안하며 협업하고 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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