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의 수질오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낙동강을 오염 시킨 혐의 등으로 경상북도 등 관할 지자체로부터 120일 조업정지 사전통지를 받은 가운데 근로 환경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질타를 받고 있다. 제련소는 청문회를 통해 논란 사항들을 상세히 소명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4월17일부터 19일까지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석포제련소를 특별 지도·점검 목적으로 제철소 1~3공장의 폐수 배출·처리시설에 대해 조사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제련소 하류의 수질측정망과 하천 시료에서 카드뮴 검출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제련소 하류 5km, 10km에서 카드뮴이 하천기준 0.05mg/L를 반복적으로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뮴은 독성이 큰 금속으로 다양한 신체 조직의 손상과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무허가 관정(지하수) 개발·이용, 폐수 배출·처리시설의 부적정 운영 등 6가지 물환경보전법, 지하수법 위한 사항을 확인했다. 이에 4월 말 경상북도에 고발 조치와 조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경북도는 120일 조업정치 처분을 사전통지한 상태다.
영풍은 카드뮴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 자체적으로 오염방지시설인 관정과 차수막을 등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관정이 토사 등으로 매립된 사실과 지하 차수막이 훼손된 점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석포제련소는 훼손이 확인된 지점은 긴급 차수막 공사를 진행했다.
이어 오염원의 외부 유출을 방지코자 감시조업을 해왔음에도 중금속 오염물질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책임지고 카드뮴 공정을 중단했다.
제련소 관계자는 "아연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정광(원재료)을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온갖 부산물이 나오는데 그중 하나가 카드뮴"이라면서 "아연 부산물은 통상적으로 판매하지만 아예 폐기물 처리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영풍그룹의 아연제련 석포제련소의 수질오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석포제련소 전경/사진 석포제련소
환경부는 수질오염 외에도 제련소 공장 내부에 무허가 52개 관정(지하수)을 개발해 이용한 사실을 적발했다. 지하수를 이용할 경우 지하수법에 따라 양수능력이 하루 100톤을 초과하는 경우 관할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제련소가 무허가로 관정을 개발·이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련소는 수질오염사고방지시설이라고 해명했다. 이 시설은 '낙동강 수계 물 관리 및 주민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오염사고에 대비해 사업자에게 설치 의무가 부연된 유출차단시설 및 집수시설 등이라는 것이다. 제련소 관계자는 "공업용수로 관정을 추출하려고 하면 인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우리는 수질오염 사고 방지를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업정지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도 나온다. 영풍그룹의 계열사인 고려아연과 석포제련소가 생산하는 아연은 국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산업특성상 제련소는 철강사와 선계약후 아연 생산에 들어간다. 석포제련소는 연간 40만톤, 고려아연은 65만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양사는 고객들이 겹치지 않는다. 경쟁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연 생산이 중단될 경우 제련소와 계약을 체결한 철강사는 공급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석포제련소와 관련된 환경오염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제련소에서 배출된 가스가 암을 유발하고 근로자에게 안전장구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제련소는 작업환경에 대한 사실왜곡이 지나치다며 법정 대응을 예고했다.
우선 제련소는 오는 19일 경북도와 청문회를 개최해 제련소 조업정지로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소명할 계획이다. 또 120일 조업정지가 처분이 최종 확정될 경우 법원에 행정소송을 낸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조업이 120일 동안 정지될 경우 제련소는 사실상 1년 가까이를 쉬어야 한다"면서 "우선 고로(용광로) 동력 제거에도 시간이 필요하고 일정 시간 가동이 멈추면 재가동하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라고 토로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