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종부세 800억원 부과 무리한 요구"

활주로 주변 녹지·미개발 부지 과세에 반대

입력 : 2019-06-13 오후 4:28:08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달 정부가 인천공항공사와 학교법인·종교단체가 가진 토지에 대해 보유세를 추가로 물리는 내용의 '지방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황에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13일 국토교통부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 사장은 개발이 제한된 활주로 주변 녹지와 공항 주변 미개발 부지에 부동산 가격 안정과 투기 억제가 목적인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건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사장은 "지금 공항시설 부담을 자체조달하고 있고, 버전 4.0 공항을 위해 미래 비용지출 구조를 생각한다면 무리한 요구"라며 "공항에 대한 투자 비용이 없어서 대한민국 대표 공항이 글로벌경쟁력에서 밀리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공사가 보유한 유보지 등에 대한 재산세율을 현행 0.2%에서 0.4%로 올리는 '지방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는데, 이에 따라 공사 측이 내년에 내야 하는 종부세와 재산세는 294억원에서 1132억원으로 3.8배 오른다. 종부세만 따지면 803억원에 이른다. 
 
개정안이 이달 29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되면 공사가 보유한 유보지 등에 대한 재산세율이 0.2%에서 0.4%로 두배 가량 오른다. 종부세도 부과된다. 이에 따라 공사 측이 내년에 내야 하는 종부세와 재산세는 294억원에서 1132억원으로 3.8배 오른다. 종부세만 따지면 803억원에 이른다.
 
구 사장은 무한 경쟁 구도로 내디딘 세계 공항시장에서 지금의 인천국제공항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에 재투자할 자금을 정부 세금으로 내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맞느냐는 것이다.
 
또 구 사장은 "지금도 3000~4000억원을 정부 배당금으로 내고 있다. 지방세를 요구하는 대로 더 주면 미래에 대한 투자가 안 된다"며 "조금 더 내느냐 안 내느냐를 떠나서 논의를 연기해 한 번 더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부가 올해 38개 출자기관 중 21개 기관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1조 4382억원으로 이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 곳은 인천국제공항공사로 375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이날 구 사장은 인천공항을 국내 중소기업의 인큐베이터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구 사장은 "공항은 비즈니스 금융 거래, 첨단산업, 교통물류·관광, 항공산업지원 등 총 4가지 허브"라며 "공항에서 필요한 제품을 중소기업에서 가져오면 공사 직원들이 직접 검증해 쓸 수 있는 제품인지 아닌지 점검하겠다. 인천공항에서 검증된 중소기업 제품을 써주기만 하면 세계로 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지난 4월16일 취임한 구 사장은 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건설교통부 국제항공과장, 국토해양부 서울지방항공청장, 국토교통부 철도정책관·항공정책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등을 거친 항공분야 전문가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 사장이 지난4월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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