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 모금액 지난해보다 86% 쪼그라들어…IEO 대세?

지난해 1분기 ICO 모금액 7.7조서 올해 1분기 1조
투자자 보호 한계 드러낸 ICO 퇴조
거래소 통해 프로젝트 검증하는 IEO 각광
투기 조장하는 IEO 주의 필요 지적도

입력 : 2019-06-17 오후 1:55:43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ICO(암호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에서 IEO(거래소공개·Initial Exchange Offering)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투자자 보호에 미흡한 ICO가 시장의 외면을 받는 가운데, 거래소를 통한 상장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17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ICO의 열기는 지난해와 올해 사이 사뭇 온도차가 난다. ICO 전문 평가업체 ICO벤치(ICO Bench)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총 581개의 프로젝트가 약 7조7276억원을 모금한 반면 올해 1분기에는 328개의 프로젝트가 ICO로 약 1조704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무려 8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ICO 모금 성공률은 52%에서 33%로 떨어졌다.
 
ICO는 투자자가 떠안는 리스크가 줄곧 문제로 지적돼 왔다. 백서(White Paper) 한 장으로만 프로젝트를 평가해야 하는 ICO는 이후 상장이 안 될 가능성도 상당하며, 개발 중단·프로젝트 잠적 등 스캠 위험성이 비일비재했다. 국내 규제 당국은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ICO를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리스크 탓에 ICO를 통한 자금 조달이 줄어들고, 믿을 만한 거래소가 토큰 발행을 중개하는 IEO에 돈이 몰리고 있는 추세다. 암호화폐 데이터 전문회사 트레이드블록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63개의 IEO를 통해 5억18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치됐으며, 이는 같은 기간 IEO·ICO·합의매매 등을 통해 유치된 자금 총액 12억달러에서 약 43%의 비중에 이르는 수치다.
 
업계는 특히 올해 초 바이낸스의 IEO 플랫폼인 런치패드(Binance Launchpad)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뒤 IEO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낸스는 IEO 플랫폼 '런치패드'를 운영 중인데, 비트토렌트토큰(BTT)과 펫치(Fetch)토큰 등을 판매해 수백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IEO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소가 미래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를 1차 선별해 그만큼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팀 쪽에서는 거래소 상장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이고, 거래소는 유망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신규 회원을 유치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이 또 다른 장점이다.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기업의 한 관계자는 "ICO와 달리 거래소가 고객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IEO 대상 기업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거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자는 전문가들에 의해 검수된 프토젝트들을 기존 ICO보다 안전하게,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IEO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거래소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현재로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뢰할 만한 유력 거래소와 달리 일부 군소 거래소들의 경우 투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많아 IEO도 맹신하면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편 IEO 또한 결국 토큰 발행 방법의 하나이며 자금조달의 여러 방법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ICO, IEO를 거쳐 이들의 문제점을 보완한 더 진화된 방법이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토큰 발행사의 자산을 일정 부분 소유할 수 있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의 형태, 후오비 프라임과 같이 토큰 세일과 함께 바로 상장되는 DPO(Direct Premium Offering)의 형태 등 다양한 토큰 세일 방법 등이 등장하고 있다"며 "제도권에 들기 위한 암호화폐 산업의 시도이자 안전장치 마련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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