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에 이호승 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집권 3년차를 맞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아 뛰어난 전문성과 균형감 있는 정무 감각을 바탕으로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경제분야 핵심 국정기조인 공정경제 구현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다방면의 정책에도 정통한 전문가로서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서울 대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으로 활동하다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됐다. 김 실장은 현 정부 경제부처 장관 중 업무 성과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고 대변인은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에 대해선 "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과 기재부 제1차관 등 경제 분야 주요 직위를 거친 정통관료 출신"이라며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3대 핵심 경제정책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중앙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해 입문해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친 경제 관료이다. 현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임명됐으며 지난해 12월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됐다.
이번 인사는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기존 경제정책 기조를 더욱 강화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실장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현 정부 경제정책 3축 중 하나인 공정경제를 실무적으로 이끌어왔다. 이 수석은 거시경제 업무를 맡는 기재부 제1차관을 지냈다는 점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재정확대에 더욱 무게를 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동시 교체가 문책성 인사의 성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부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수현 실장은 사회안전망 구축, 포용국가라는 정부 정책의 큰 축을 잘 이끌어 왔고 성과도 충분했다"며 "윤종원 수석도 수소경제·시스템반도체·규제개혁 등 산업 혁신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장의 정책실장 발탁이 재벌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선 "공정위원장 역할은 기업의 길을 막는 게 아니라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기업의 갑질 문화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았을 뿐 기업에 반대입장을 가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떠나는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의 향후 거취 및 후임 공정거래위원장·기재부 1차관 인선과 관련해선 "두 분이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정해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장, 기재부 1차관 자리는 지금 현재 물색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인사와 관련한 회전문 인사 비판에 대해 "회전문 인사라는 부분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아직 성과와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단순히 지금 현재의 상황만을 가지고 앞으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적인 말씀을 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예단"이라고 지적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 인사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