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사상 초유의 주 세포 성분변경 파문을 일으킨 인보사케이주의 개발사 코오롱티슈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논의가 연기됐다
. 결정을 위한 추가조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조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 세계 최초의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에서 회사 존립을 위협하는 존재로 돌변한 인보사 개발사 티슈진 입장에선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
때문에 이를 두고 최근 연일 관련 악재에 시름하던 코오롱 측이 시간을 벌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때 3조원이 달했던 시가 총액이 5000억원 이하로 추락해 거래정지에 다다른 티슈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보면 일부 수긍이 가는 반응이다.
지난달 28일 식약처가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발표하며 제시한 근거는 '허위자료 제출'이다. 허가 당시 코오롱 측이 제출한 자료 중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유전자치료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의약품 품질과 일관성 차원에서 중요한 만큼 품목 취소 사유로는 충분하다.
문제는 사태 이후 현지 실사를 비롯한 자체 조사를 한달 이상 진행한 보건당국에서 문제 세포의 명확한 정체를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래 성분이 연골이냐 신장이냐의 논쟁이 한창이던 인보사 2액은 최근 '제3의 세포'로 불리는 게 맞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래 성분을 떠나 이미 형질이 바뀐 만큼 전혀 다른 세포로 보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유례없는 사태 속 납득할 만한 가설이다. 이를 비롯해 각 계에서 다양한 해석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때문에 현재 식약처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무게중심이다. 시판 허가 1년이 지나도록 몰랐던 인보사의 정체를 아직까지 몰라선 안 된다. 나름의 입장을 내고 있지만 이미 늦었던 후속 조치에 명확치 못한 설명까지 더해지며 설득의 무게감이 부족하다. 그리고 이는 보건당국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 곳곳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가설과 해석에 여론이 흔들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매일이 '운명의 날'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시기를 보내고 있는 코오롱의 또 다른 운명의 날이 연기된 것은 맞다. 다만 정말 시간을 번 쪽이 어느 쪽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개발사만큼이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식약처가 신뢰를 회복할 만한 명확한 결과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운명의 날이 결코 코오롱에만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