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KT 임직원들이 이미 기소돼 첫 재판을 받은 상황에서 고발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검찰 소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 관계자는 23일 김 의원 소환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지난해 12월 시민단체가 김 의원 등을 고발하자 검찰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으나 6개월이 지난 현시점까지 의혹 당사자인 김 의원은 검찰 소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김 의원 등 청탁을 받고 부정 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지난 19일 열렸다. 이 전 회장 측은 "김 의원 딸에 관해 청탁도, 보고도 받은 적이 없고 딸이 KT에 다니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사기업에서 합격과 불합격 선에 걸친 지원자 중 일부를 합격시킨 것은 사기업 재량 범위에 들어간다고 본다"고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반면 서 전 사장을 비롯해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김기택 전 KT 인사담당상무보는 이날 법정에서 채용비리 혐의를 대체로 인정해 대조를 이뤘다. 피고인들의 법정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김 의원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김 의원은 KT새노조 등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상황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시종일관 딸의 KT 채용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9일 검찰이 딸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자 "'단순청탁'의 정황조차 파악되지 않은 마당에, 집권당 최고위원은 물론이고 노조와 시민단체, 언론까지 합세해 집중적으로 그토록 집요하게 몰아붙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노골적인 '정치공작'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KT의 지난 2012년 부정채용 규모가 총 12명이라고 파악하고, 이중 이 전 회장이 김 의원 등 유력 인사들 청탁을 받고 2012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3명, 같은 해 하반기 공채에서 4명, 그해 KT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 등 총 11명의 부정채용을 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지금까지 검찰이 확인한 채용비리에 연루된 유력인사는 김 의원 외에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이다. 권익환 서울남부지검장의 장인 손모씨도 부정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회의실에서 딸 취업 특혜 의혹 보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에게 딸이 받은 합격통지메일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