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부여군이 수천만원의 혈세를 들여 군정홍보동영상을 제작하고도 사용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완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예산을 올린 뒤 전국 공개입찰로 홍보 동영상 사업을 시행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지난달 해당업체와 비공개로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여군청. 사진/뉴스토마토
30일 부여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13년 2월 1782만원에 지역의 한 업체와 ‘2014년 군정홍보영상물 제작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홍보동영상은 10분 내외 분량으로 부여군의 역사, 지리적 위치 등 일반 현황과 축제, 행사, 체험 등 테마별 체험관광의 자료, 문화유산, 문화재,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 등 볼거리, 먹을거리, 청정 농산물과 특산물, 미래비전 등을 담아내는 것이 계약 내용이었다.
그러나 군은 2014년 1월에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아 준공승인을 해놓고도 홍보동영상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 홍보영상물 제작 예산을 5000만원으로 높였다. 납품된 영상의 완성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당시 담당부서는 이 부분을 우야무야 넘어가면서 혈세만 낭비한 꼴이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납품받았던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쓰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래서 그 다음해부터 예산을 증액해 전국입찰을 했던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해당업체가 이권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군의원 A씨가 대표로 재직했던 곳인 데다가, 군은 지난달 이 업체와 다시 '군정홍보영상물 제작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다른 용역들은 부여군청 홈페이지에 용역발주계획을 게시하지만, 군은 이 사업을 게제하지 않았다.
담당부서 관계자는 이 업체와의 계약이 A의원의 지시가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 알면서 왜 물어보느냐”, “우리가 무슨 힘이 있느냐”,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