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유통업계 최초 정규직 전환 모범사례가 나왔다. 홈플러스가 양대 노동조합과 합의한 임금·단체협상에 따라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를 기점으로 다른 유통 대기업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1일부터 무기계약직 1만4283명을 정규직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홀딩스㈜ 등 홈플러스 전체 임직원 2만3000여명 중 정규직은 무려 99%(2만2900명)를 차지하게 된다.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근로자는 불과 1%(228명)만 남았다.
특히 이날 정규직 전환은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무기계약직 사원을 정규직 직급인 선임으로 발령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들은 기존 정규직 직급 체계와 승진 프로세스를 같이 적용받는다. 선임으로 5년간 근무하면 주임으로 직급이 상승하고, 4년 후에는 대리로, 그 이후에는 근무 평가와 근속연수에 따라 과장, 차장, 부장 등으로 승진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을 대상으로 경력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 관리자 또는 신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12일까지 2주간 정규직 전환 직원을 대상으로 각종 제도 변경 내용과 직무 등에 대한 교육을 총 1175차수에 걸쳐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또 홈플러스는 전체 직원 중 상당수가 여성(72.5%)인 만큼 이번 정규직 전환으로 인원이나 구성비 면에서의 여성 관리자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홈플러스에서 관리자 직책으로 승진한 여성 직원은 총 11명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이미 74명이 관리자로 승진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573% 증가한 규모로, 전체 관리자 승진자의 25.3%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는 이번 정규직 전환으로 직원의 평균 근속기간이 지속해서 증가해 더 안정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임직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지난해 기준 7년~9년 수준(남성 111개월, 여성 86개월)으로 2017년 6년~8년(남성 103개월, 여성 77개월), 2016년 5년~7년(남성 93개월, 여성 69개월)과 비교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직원 중 최장 근속 직원은 1997년 7월21일 입사해 대구점에서 22년째 근무 중인 직원 3명이며, 이들은 입사한 지 8016일 만에 정규직이 됐다. 킨텍스점에서 1년1개월간 근무한 만 19세 직원은 최연소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이날 첫 출근을 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이 변화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1만4283명뿐만 아니라 함께 축하해주는 홈플러스 가족 모두에게 뜻깊은 일"이라며 "지난 22년간 함께 회사를 일궈온 임직원들이 영광스러운 새로운 시작, 그 출발점에 서게 된다는 것은 홈플러스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임과 동시에 회사의 미래를 견고하게 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일 정규직 직급으로 발령받은 강성태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선임이 축산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