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800억대 불법 선물사이트' 운영 조직 구속기소

피해 투자자들, 실제 거래 없이 가상거래한 것으로 드러나

입력 : 2019-07-0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총 1854억원 규모의 인터넷 불법 사설선물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태권)는 사설선물사이트 운영조직 총 9명을 인지해 이 가운데 국내 영업 총괄 A씨·국내 영업 담당 B씨·브로드캐스팅 자키(BJ)이자 회원유치 담당 C·D씨·중국 콜센터 직원 E·F씨 등 6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가상선물거래를 하게 한 행위는 한국거래소 허가 없이 '사설' 금융시장 개설(자본시장법 위반) 및 '투자자들에게 도박을 하게 한' 인터넷 도박장 운영(도박공간개설)에 해당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한국거래소 허가 없이 중국에 서버와 주사무실을 두고 중국콜센터 총괄·국내 영업 총괄·대포통장 공급 담당으로 임무를 분담해 인터넷 1인방송 BJ에게 수수료를 주면서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해당 사설선물사이트 거래를 추천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수십만원으로 손쉽게 선물 거래할 수 있다"는 BJ들 꼬임에 넘어가 이들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실제 거래가 체결되는 사실이 없이 프로그램 내에서만 작동하는 가상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실제 시장의 선물지수'를 기준으로 거래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정하되 투자회원들의 손실액에 상당한 금액을 자신들이 가져가는 방법으로 이익을 분배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의 도박사이트와 달리 사설선물사이트를 운영한 이들 일당은 투자자들로부터 거래수수료까지 챙기며 더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해외에 콜센터를 운영하며 주기적으로 사이트 이름을 변경하는 등 단속을 피해 왔으나, 검찰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및 계좌추적, 모바일분석 등 디지털수사기법으로 범행의 전모를 규명했다.
 
검찰은 A씨가 보유한 차명 아파트 13채와 토지 14필지 등을 확인해 약 15억원의 범죄수익을 추징보전하고, 국세청에 조세포탈혐의에 대해 고발의뢰 조치했다. 또 나머지 입건된 피의자 3명 중 2명은 해외 도피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 의뢰했고, 1명은 계속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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