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도입을 두고 국내 게임·의료 학계간 찬반 갈등이 커진 가운데 심리학회가 질병 등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게임 중독에 대한 연구 부족, 과잉 약물 치료 등을 반대 이유로 내세웠다.
한국중독심리학회·한국심리학회는 4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게임중독 문제의 다각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게임이용장애 질병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신성만 한국중독심리학회장은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질병 등재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게임이용장애 질병 등재에 따른 과잉의료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현섭 한국심리학회장도 "심리학회는 의료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임이용장애 질병 도입 여부 논의와 관련, 심리사회적 모델을 통해 합리적 근거를 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리학회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게임이용장애의 비과학성 주장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의학계는 WHO가 게임이용장애 질병 등재를 결정한 만큼 과학적 근거는 확보됐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게임업계 등 문화콘텐츠 산업계는 관련 연구가 부족하고 연구별 편차도 심하다며 반발 중이다. 심리학회도 이날 알코올, 헤로인 등 물질중독과 게임이용장애의 진단 지속률을 비교하며 게임이용장애에 진단명을 부여하기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신 학회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물질중독의 진단 지속률은 70% 이상으로 꾸준한 반면 게임 이용의 지속율은 연구마다 4~80%까지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신성만 학회장은 게임 중독 문제의 경우 약물치료가 아닌 심리상담 서비스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 기반의 심리사회적 개입을 통해 게임 관련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전세계적 추세"라며 "게임을 균형 있게 이용할 수 있게 가르치는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스마트쉼센터, 아이윌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지역사회 심리서비스 제공 기관이 있다.
한국중독심리학회·한국심리학회가 4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게임중독 문제의 다각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