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블록체인 대중화는 디앱(DApp·Decentralized App) 확산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사용자가 디앱을 많이 사용해야 기술은 빠르게 퍼져나가겠죠. 디앱은 중앙화돼 있는 기존 스마트폰앱과는 구별되는데요. 스마트폰 앱의 경우 IOS(애플)나 안드로이드(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중간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며 생태계 작동에 간섭하게 됩니다. 반면 블록체인에서 구현되는 디앱은 탈중앙화앱으로서, 다양한 노드가 참여하고 블록을 생성·검증하는 분산 시스템으로 위변조를 막습니다. IOS,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앱의 플랫폼 구실을 했다면 디앱에서는 이더리움, 이오스 등이 블록체인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스마트폰에는 4개의 디앱이 탑재돼 있는데, 이중 '엔진지갑'이 있습니다. 이더리움 ERC-20 기반의 엔진지갑은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입니다. 후오비코리아 리서치는 "엔진지갑은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800종을 지원하는데, 현재 이더리움밖에 송금되지 않는 갤럭시S10 지갑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합니다.
한편 디앱 정보사이트 디앱닷컴의 마켓 리포트(Dapp Market Repo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총 504개의 디앱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이더리움·이오스·스팀·트론 등 4개 블록체인의 총 거래 규모는 32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비앱(BApp·Blockchain App)'은 디앱과 어떻게 구별될까요. 이 용어는 카카오가 클레이튼 메인넷 론칭 계획을 알리며 작년 11월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론칭했는데요.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Mass Adoption)를 목표로 개발된 플랫폼입니다. 주목할 부분으로 클레이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비앱(BApp·Blockchain App) 파트너'들입니다. 엠게임, 믹스마블 등 8개의 비앱 파트너는 모두 게임 개발사입니다. 자체 토큰이 아닌 클레이를 보상,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파트너들로, 이용자들은 다양한 비앱에서 클레이를 획득하고, 자유롭게 교차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비앱은 이처럼 일부 노드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참여하는 디앱과 달리 일부만 참여해 중앙에서 검증하는 구조라 할 수 있겠죠. 카카오의 클레이튼은 이더리움과 달리 완전한 탈중앙화 플랫폼은 아닌 셈입니다. '거버넌스 카운슬'이라는 클레이튼 주요 의사결정 조직 또한 전략적 이해관계로 구성된 점이 이를 방증하죠.
디앱과 비앱의 궁극적이고도 공통인 목표는 모두 블록체인 대중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다만 비앱은 기술 확산을 위해 사용자 확보를 우선하는 전략적 기술의 측면이자 디앱으로 가는 과도기적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