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본부(R&D) 조직을 개편했다. 복잡했던 조직을 3개 부문으로 단순화해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R&D 조직체계를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부문(4개 담당) △PM담당 삼각형 구조로 단순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고 9일 밝혔다. 기존 조직 체계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 △설계 △전자 △차량성능 △파워트레인(PT) 5개 담당으로 구성된 병렬 구조였다. 개편 후 디자인담당과 상용담당은 연구개발본부 내 별도 조직으로 운영한다.

 

개편한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SBO)'에서 차량의 기본 골격을 의미하는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자동차 콘셉트를 개발하는 제품통합개발담당과 자동차에 탑재하는 주요 개별 기술을 개발하는 시스템부문, 자동차를 최종 완성하는 PM담당 3개 부문이 협업한다.

 

 

제품통합개발담당은 자동차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전체적인 기본 구조를 잡아주고 최종 단계에서 다시 종합적인 차량의 성능 조율을 맡는다. 이 담당은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와 차량성능개발센터로 구성된다.

 

신설된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는 차량 뼈대가 되는 아키텍처 개발 단계부터 시장 요구 사항을 반영해 다양한 제품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행 연구 부분을 더 강화한 것이다.

 

새롭게 편성된 차량성능개발센터는 자동차 개발 최종 단계에서 NVH, 안전, 내구, 에어로다이내믹 등 차량 성능 개발을 통합 지휘해 상품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삼각형 조직 구조의 꼭지점인 시스템 부문은 앞선 제품통합개발담당에서 마련한 자동차 개발 기본 콘셉트의 주요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차량의 기술 기둥이 되는 네 가지 핵심 요소인 △섀시(현가, 조향, 제동) △바디(차체, 내외장) △전자 △파워트레인 총 4개 담당 체계로 구성되며 각기 독립적인 조직을 구축해 분야별 기술 전문성을 높인다.

 

 

시스템 부문은 개발된 신기술이 다양한 차종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부품의 모듈화·표준화 기준을 정립해 구매부터 생산, 협력사까지 이어지는 협업 구조를 다진다. 이는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면서 동시에 검증된 품질로 제품 신뢰도와 협업 효율을 향상시킬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삼각형 조직 구조의 마지막 꼭지점이자 제품개발을 총괄하는 PM담당은 앞선 제품통합개발담당에서 만들어진 차량의 기본 콘셉트를 바탕으로 차량의 각 시스템 부문에서 개발한 기술을 차급과 브랜드별로 최적화해 상호 간섭을 막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책임진다.

 

PM담당 조직은 기존의 브랜드와 차급 개념이 섞인 혼합 구조에서 경형, 소형, 대형 등으로 구성된 '차급 구조'로 개편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와 차급 사이에 생기는 간섭을 방지하고 명확한 콘셉트 차별화를 통해 개별 제품의 경쟁력을 높인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가상 공간 시뮬레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통합개발담당 산하에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했다. 버추얼차량개발실은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분야 등에서 실물 제작과 주행 시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개발 속도를 높이고 품질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전동화, 인포테인먼트 분야 역시 지속적으로 R&D 역량을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이번 R&D 조직 구조 개편으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연구개발 환경과 협업 방식의 변화를 통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미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