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상반기 수주 실적이 부진했던 국내 조선 빅3가 하반기 대반전을 노린다. 상반기의 경우 올해 수주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지만, 하반기에 대규모 발주가 줄을 잇고 있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조선 3사별 IR자료에 따르면 우선 삼성중공업이 가장 선방하고 있다. 올 6월까지 액화천연가스(LNG)선 10척, 아프라막스급 탱커 2척, 특수선 1척,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를 수주하며 선박 및 해양 부문 수주목표 78억달러 중 41%(32억달러)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상선 수주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부진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LNG선 10척, 탱커 15척 등 총 31억1000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린 반면 올해는 LNG선 6척, 탱커 7척으로 17억5000달러에 그쳤다. 특수선 및 기타 부문 수주량까지 합세하면 수주목표 83억7000만달러 중 33.1%(27억7000만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수주 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까지 조선·해양 부문에서 10억49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해당 부문 올해 수주목표 99억2500만달러의 10.5% 수준이다. 다만 플랜트와 엔진기계까지 합할 경우 연간 달성률은 목표치(117억3700만달러)의 14.3%로 소폭 상승한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사정도 비슷하다. 수주목표를 35억3000만달러로 잡은 현대미포는 20.6%, 43억5000만달러를 제시한 현대삼호는 23%를 달성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상반기 수주량이 부진한 상황인 만큼 하반기 반전을 노려야 한다. 다행히 대규모 발주 프로젝트 소식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카타르의 국영 석유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확정분 40척과 옵션물량 40척 등 최대 80척의 LNG선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에너지업체 아나다코와 정유사 액손모빌이 각각 LNG 프로젝트에 투입하기 위해 총 30여척을 발주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메가 컨테이너선 11척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LNG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자연스레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LNG벙커링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LNG 관련 제품들에 대한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에서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LNG벙커링 투자도 늘어나 하반기 발주량 증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대규모 발주로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도크(선박 건조대)가 채워지면 선주들이 도크 슬롯(자리) 확보를 위해 탱커, 컨테이너선 발주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