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해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여성이 2만명이 넘으면서 유방암이 갑상선암을 제치고 국내 여성암 발병률 1위가 됐다. 특히 국내는 유독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생활 패턴과 가치관 변화에 따라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 미혼여성의 증가와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지지 않는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 여성 증가가 젊은 여성의 발병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20~39세 유방암 환자 수는 지난 2010년 대비 16% 증가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60~70대에 증가하는 서양인에 비해 50대 이하 여성의 발병률이 높다. 특히 20~30대 여성 발병률은 서양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방암 발생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연령·출산·수유 경험, 방사선 노출, 음식물, 음주, 환경호르몬 등이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유방암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1.8배,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 1.5배,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이 있는 여성보다 1.4배, 모유 수유하지 않은 여성이 수유한 여성보다 1.8배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폐경 후 체중이 10kg 증가했을 때 위험도가 80%, 한 주에 3회 이상 술을 먹을 경우 50%, 동물성 지방을 과잉 섭취했을 때 2배씩 증가하며 서구식 식생활 및 생활 습관이 있는 경우나 과거 유방 수술을 받았던 경우 등에서 잘 발생할 수 있다.
김민균 중앙대학교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최근 들어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늦은 결혼과 저출산, 빠른 초경, 모유수유 감소, 비만, 피임약 복용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특히, BRCA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으면 유방암 발생위험이 최대 80%까지 높아지며,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첫 출산을 늦게 한 여성,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 및 불임 등이 있는 경우, 배란의 횟수가 증가해 쉼 없는 배란으로 인한 세포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고, 유전자 변이를 가진 세포가 암세포로 진행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란을 많이 할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 들어 결혼하지 않는 여성과 출산하지 않는 여성의 증가로 배란을 많이 하는 가임기 때 임신, 출산으로 인한 배란 횟수가 줄어들지 않아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출산 후 수유를 하는 것도 배란 횟수를 줄여 유방암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암연구소(AICR)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모유수유를 하면 5개월마다 유방암 위험이 2%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국내 연구에서도 모유수유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방암은 림프절 전이가 빨리 되는 질환으로 암을 진단받고 수술받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신속한 검사와 수술이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 진단 후 한 달 이상 기다렸다가 수술 받은 환자는 한 달 안에 수술 받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약 1.59~1.9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암을 조기에 발견해 검사와 진단, 수술 및 치료를 신속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치료에 있어 유방을 제거하는 절제수술로 인해 유방을 잃는다는 상실감 때문에 미혼이거나 젊은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보다 큰 심각한 고민과 걱정으로 인해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70% 가량의 유방암은 부분절제술 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유방을 보존할 수 있으며, 선행항암화학요법 치료제의 발달로 유방 보존 가능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열린 '제13회 건강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에서 아기들이 엄마와 함께 발달 및 건강진단 심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