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뿐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도 관련 산업과 스타트업 투자, 육성에 나서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디자인컨설팅 기업 아이데오(IDEO)는 자회사 아이데오 코랩(IDEO CoLab)을 통해 블록체인 스타트업 창업과 액셀러레이팅을 위한 프로젝트 '스타트업 스튜디오(Startup Studio)'를 출범했다. 아이데오는 뉴욕과 상하이, 도쿄 등 세계 전역에 걸쳐 9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디자인컨설팅 기업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재단 및 기업은 물론, 글로벌 대기업들이 대거 지원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피델리티, 딜로이트를 비롯해 국내 기업으로 GS그룹과 한화자산운용도 참여했다. 또 이더리움재단과 ETH글로벌, 스텔라·테조스재단 등이 프로젝트 파트너사로 함께 하고 암호화폐 분석업체 메사리,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니어 프로토콜 등까지 글로벌 기업과 재단 23개사가 협력하고 있다.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전문 인력들을 발굴해 상품과 서비스 설계부터 엔지니어링과 기술 개발, 법률, 회계, 채용 등 다방면에 걸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안 리 아이데오 코랩 디렉터는 회사 블로그를 통해 "현재 블록체인이 신원인증, 금융 등의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내고 있지만, 일상적으로 대중화되지는 못했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개발과 적용,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지원과 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블록체인 산업 규모가 수십억에서 수조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아이데오(IDEO)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함께 블록체인 스타트업 창업과 액셀러레이팅을 위한 프로젝트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출범했다. 사진/IDEO
그동안 국내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액셀러레이팅은 디블락과 해시드랩스, 블록크래프터스 등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들이 중심이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카카오 등 대기업의 블록체인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내면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육성 프로그램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카카오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에 투자하면서 메인넷 거버넌스 카운슬 그룹에도 참여하고 있는 네오플라이가 대표적이다.
네오위즈 계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네오플라이는 지난 3월부터 시가총액 6위 암호화폐 이오스(EOS) 개발사인 미국의 블록원과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위한 공동 지원에 나섰다. 블록원이 운영하는 투자 전문 EOS VC(벤처캐피탈)의 한국 파트너로 참여했다. 양사는 EOS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EOS 디앱(DApp)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와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EOS VC는 EOS 버전 위키피디아인 에브리피디아, AR 마켓플레이스 하이피델리티, 인사채용 플랫폼 인스타포 등에 투자했다.
네오플라이는 초기 단계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을 발굴, 인큐베이션과 다양한 디앱 개발 및 지원, 투자를 진행한다. 앞서 네오플라이는 EOS 기반 미디어포털 퍼블리토와 탈중앙화 거래소 덱시오스를 포함해 테라, 플레이어원, TTC프로토콜, 코스모체인, 센티넬프로토콜, 콘텐츠프로토콜 등에 투자했다.
한편,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 블록크래프터스는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팅을 위한 '블록크래프터스 챌린지 X'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블록크래프터스 챌린지 X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K-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육성사업' 일환으로 진행된다. 블록크래프터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블록체인 부문 육성기관으로 선정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블록크래프터스는 이를 통해 스타트업 초기 투자와 전문가 멘토링, 비즈니스 모델링, 투자자 네트워킹, 마케팅 및 글로벌 진출 지원 등 액셀러레이팅의 모든 과정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비즈니스데이와 국내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라운드테이블, 해외 네트워킹데이 등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직접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면서 산업의 무게중심이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스타트업들에서 대기업으로 옮겨가는 추세였다"며 "다양한 방식의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지원 방안들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대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