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타결 등을 통한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과 환영오찬 등에서 "양국은 상호 보완적인 경제협력 구조를 가지고 있고, 또 미래의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국 간 FTA가 조기에 타결된다면 양국 간 교역, 투자, 서비스 등 경제협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는 첨단산업 분야의 뛰어난 기술력과 한국의 정보통신기술 및 제조업 융합 능력이 결합된다면 양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블린 대통령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의 번영을 이뤄낸 한민족과 이스라엘민족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이스라엘과 한국은 그 오랜 역사와 가치를 통해서 충분히 잠재력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 한강의 지적을 이뤄낼 수 있었던, 한국의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기업들은 완벽한 매치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우리는 모두 함께 4차 산업혁명의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만약 협력을 증대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같은 도전과제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세계가 서로 소통하고 움직이고 정보를 교류하는 이러한 활동의 방식들을 새롭게 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상은 회담에서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27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교역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평가했다. 특히 상호 보완적인 비즈니스 구조 하에서 최적의 상생 협력이 가능하도록 양국 간 FTA의 조속한 타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 혁신 창업 국가인 이스라엘과 창업 생태계 조성 관련 경험 공유를 희망했고, 양 정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수소경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5G 정보통신기술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실질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활발한 인적교류가 굳건한 양국 관계 구축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 대학 간 학술 및 학생 교류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 6월30일 이루어진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한 이스라엘 측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기대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 및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스라엘 정부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회담 종료 후 문 대통령과 리블린 대통령의 임석 하에 △고등교육 협력 △수소경제 협력에 관한 총 2건의 정부 부처·기관 간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양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블린 대통령과 이스라엘 대표단을 환영하는 공식오찬을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리블린 대통령은 "유대인과 한국의 문명은 지식에, 교육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탈무드'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탈무드는 유대교의 율법, 전통적 습관, 축제·민간전승·해설 등을 총망라한 유대인의 정신적·문화적인 유산이다. 리블린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를 이스라엘의 수도이자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으로 공식 초청하기도 했다.
한편 리블린 대통령은 14일부터 4박5일간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리블린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2년 8월 통신부 장관 재임 당시 한국을 찾은 후 17년 만이다. 이스라엘 대통령으로서는 2010년 페레스 대통령 이후 9년 만의 방한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의 대중동 외교 외연을 확대·다변화하고, 첨단산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이스라엘과의 실질 협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면서 "중동 지역과의 교류 강화와 동 지역 내 우리 기업 진출 확대에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집현실에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