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총리, 정상외교 투톱" 문 대통령, '지일파' 이낙연 띄우기 (종합)

입력 : 2019-07-16 오후 4:03:2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대통령과 총리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정상급 외교무대에서 함께 뛸 필요가 있다"며 '투톱 외교'를 강조했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상황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해외순방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고 힘을 실어주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를 주재하고 "정상외교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통령 혼자서는 다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의 국가들이 대통령과 총리(의원내각제), 국왕과 총리(입헌군주제), 국가주석과 총리(사회주의) 등 '투톱 외교'를 펼치고 있는 점을 설명하고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이지만 헌법상 국무총리에게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 국무총리도 정상급 외교를 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13일 8박9일 일정으로 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 등 4개국 공식 방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를 제공해 외교의 급을 높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 기업들이 생사의 기로 앞에서 떨고 있는데 여유롭게 해외 순방을 다닐 때인가"라며 순방 취소를 주장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의 정상급 외교는 우리 외교의 외연 확대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언론의 큰 관심 및 정부부처의 지원 등을 당부했다. 또한 "정상급 외빈이 방한할 경우에도 국무총리의 외교적 역할을 더 넓힘으로써 상대 국가와의 실질 협력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이 총리의 역할 확대를 예고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날 투톱외교 강조의 배경으로 현재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이 총리의 역할에 기대하고 미리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 재직 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일 의원 연맹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으로 통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투톱 외교' 발언 배경에 대해 "오늘 국무회의 자리에 총리가 자리하지 않았다는 점, 현재 한일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총리의 해외순방에 비판 섞인 언론 보도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경우 여러 방식으로 투톱 외교를 하고 있고, 우리에게 외교적 만남 일정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런 것들을 총리와 함께 나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또 (문 대통령이) 집권초기부터 강조한 실질적 책임총리제에서의 (이 총리) 역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발언"이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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