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 중소 상장사는 자본시장 금융조달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성장세 둔화 및 내수 소비 감소, 대외 무역분쟁까지 겹쳐 주식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회사 주가도 부진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럴 때 연금이 주식 투자를 해준다면 회사의 안정성이 부각돼 제품 개발도 탄력 받을 텐데 연금관리공단에 제안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투자가 상장사들에게 일종의 스펙처럼 인식된다. 연금 관치논란도 있지만 스튜어드십코드까지 도입되면서 연금이 투자한 회사는 투명성이나 성장성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홍보효과를 얻게 됐다. 이런 연금의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제과·유제품 업종에서는 빙그레가 가장 큰 후광효과를 누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7년 12월5일 기준 빙그레 주식 61만7125주, 6.26%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지난 4월12일 기준 10만473주를 늘린 71만7598주, 7.28% 지분을 확보했다. 이로써 빙그레는 경쟁사(상장)인 롯데푸드, 롯데제과, 해태제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과 비교해 연금이 가장 높은 지분을 가진 주식이 됐다.
당초 지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롯데푸드다. 2017년 10월17일 기준 8만3812주로 7.40%였다. 하지만 지난 5월13일 기준 1만1349주를 매각해 지분율이 6.40%로 하락했다.
그밖에 가장 최근 공시된 기준으로 매일유업은 39만8738주, 5.08%, 남양유업은 4만4022주, 6.11% 비중을 보인다. 롯데제과나 해태제과, 크라운해태홀딩스 등은 연금 지분이 5%를 넘지 않았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연금이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을 계산해도 빙그레 비중이 가장 높았다. 연금은 482억여원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롯데푸드 378억여원, 매일유업 336억여원, 남양유업 244억여원 순이다.
제과, 유제품 업종은 경쟁이 심해지고 내수 부진으로 영업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그 속에도 빙그레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점이 투자를 끌어낸 요인으로 풀이된다. 빙그레의 주당순이익은 2015년 말 2750원에서 지난해 말 3634원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이에 매년 배당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배당금은 119억36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9억원 정도 올랐다. 부채비율이나 영업이익률 등 경영지표도 대체로 안정적 수준이다.
바나나우유, 메로나, 꽃게랑 등 히트 상품의 견고한 매출이 흔들리지 않는 실적의 비결이다. 김호연 회장은 무리한 확장을 지양하면서도 기존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지속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체제를 앞세워 선진형 지배구조를 지향하고 있는 빙그레는 김 회장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에 빙그레 수출액은 2017년 454억여원에서 지난해 492억여원으로 증가했으며 올 1분기에도 4.13%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과 미국에 진출해 있는 법인들이 모두 매출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기에 전창원 대표이사는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힘쓰면서 회사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바나나맛우유. 사진/빙그레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