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문무일(사법연수원 18기) 전 검찰총장이 퇴임하고 '윤석열호'가 25일 새롭게 닻을 올린다. 윤석열(23기) 신임 검찰총장의 철학이 담긴 첫 검사장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열고 2년간 임기를 시작한다. 앞서 국회 청문회 당시 "정치적 사건과 선거사건에 있어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며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논리에 따르거나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만큼 같은 기조의 취임 일성이 예상된다.
윤 총장 취임 직후엔 당장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가 기다린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안으로 차장·부장검사 인사와 평검사 인사도 이어진다. 검사장 인사의 경우 윤 총장 지휘 아래 앞으로의 검찰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3~24일 박윤해(22기) 대구지검장·한찬식(21기) 서울동부지검장·차경환(22기) 수원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앞서 봉욱(19기) 대검 차장검사·김호철(20기) 대구고검장·박정식(20기) 서울고검장·이금로(20기) 수원고검장 등까지 윤 총장의 선배 기수 14명이 검찰을 떠난다.
24일 오후 기준 검사장급 고위간부 가운데 윤 총장 선배 기수는 황철규(19기) 부산고검장과 김오수(21기) 법무부 차관 등 총 8명이 남았다. 현재 비어있는 고검장급 6개 자리와 검사장급 12개 자리 가운데 정부가 공석으로 남길 것으로 보이는 고검 차장검사 3개 자리를 빼면 15개 자리 정도가 이번 검사장급 이상 인사 범위에 해당한다. 사의를 표명하는 검사장이 늘어나면 수는 늘어난다. 인사를 통해 앞으로 윤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의 수사 방향 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은 검사장 자리 가운데 윤 총장이 직전까지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장은 중요 사건들을 관할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으로 꼽힌다. 애초 윤 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윤대진(25기) 법무부 검찰국장 발탁이 유력했으나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 과정에서 윤 국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이 불거지며 인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윤 총장과 연수원 동기인 배성범 광주지검장과 이성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윤 총장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에서 함께 일한 이른바 '윤석열 사단'에 속한 검사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특검팀에서 윤 총장과 호흡을 맞춘 한동훈(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신자용(28기) 법무부 검찰과장·양석조(29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김창진(31기) 특수4부장과 국정원 수사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진재선(30기)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김성훈(30기)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도 이번에 중용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앞서 윤 총장의 2017년 8월 서울중앙지검장 발탁 당시 신자용·양석조·김창진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3·4부장으로 전진배치됐고 각각 대전지검과 홍성지청에 있던 진재선·김성훈 부장검사는 각각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과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윤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