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일본 아베 정권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반일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기도가 친일잔재 청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도는 우리 생활 속에 자리한 친일 문화 잔재 청산을 위한 본격적인 학술연구 등에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
도는 올 연말까지 ‘경기도 친일 문화잔재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도내에서 친일을 목적으로 제작된 유·무형 문화잔재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이 같은 유산들이 현재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현황을 조사한다. 도는 이를 위해 오는 29일부터 내달 8일까지 수행기관을 공모한다.
도는 친일문화 잔재에 대한 정의 확립에도 나선다. 도 관계자는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현재까지 경기도에 남아있는 유·무형의 친일문화 잔재 자료를 수집·기록한다”며 “올해 안으로 용역결과를 도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이번 용역 결과를 모두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로 기록할 예정이다. 아울러 도내 문화유산에 있는 친일 잔재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추진하고, 관련 책자 출판 등을 통한 청산 작업도 병행한다.
도는 현재 수십 년 동안 도를 대표하는 노래로 사용해 온 ‘경기도가’ 제창도 보류하고 있다. 친일파 이흥렬이 이 노래를 작곡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도는 현재 ‘경기도 노래 신곡 제정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노래 제정에 착수한 상태다. 도에 따르면 기존 경기도노래가 도의 발전상과 미래 비전을 담지 못하고 너무 딱딱하다는 지적이 있어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경쾌하고 희망찬 느낌을 곡으로 준비 중이다.
이성호 문화종무과장은 “경기도가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 생활 주변에 문화와 예술이란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다양한 친일 잔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확하게 조사해 도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의회도 도와 발맞춰 반일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도의회는 ‘일본 정부의 세계경제질서 위협행위 중단과 피해방지 대책 촉구 결의안’을 통해 “적반하장 격인 일본의 조치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관련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분열을 획책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세력의 발언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한 가운데 25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 입구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여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