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간편결제인 제로페이 누적결제액이 2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제로페이에 대한 억측과 달리 부가가치세 세액공제 적용 시 실부담율이 최저 -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새로운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 중이다.
기존에 주 결제수단인 신용카드 업계와 정책 흠집내기에 나선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로페이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 또한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물론 수십년간 소득공제를 비롯해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 여느 나라 못지않게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신용카드의 결제습관을 쉽사리 바꾸긴 어렵다. 그럼에도 제로페이를 살펴보면 유의미한 변화도 관찰된다.
지난 25일 기준 전국 누적결제액은 105만9373건, 200억2300만원으로 시행 7개월여만에 200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누적결제액은 79만4067건, 168억4300만원으로 전국 대비 8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주요 편의점과 프랜차이즈들이 잇달이 가입하면서 가맹점 수(28일 기준)도 서울 15만8724호점, 전국 26만9809호점을 기록 중이다. 곧 27만호점, 나아가 30만호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월별 일평균 결제실적 역시 상승폭을 무시할 수 없다. 1월 865만원에 그치던 일평균 결제액은 달마다 두 배 넘게 상승해 이달엔 2억4273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7월 실적은 1~25일 평균으로, 지난 21일부터 25일 사이엔 모두 일평균 3억원을 넘었다. 1월 대비 7월 평균은 결제액 기준 28배, 결제건수 기준 20.7배 늘어난 성장세다.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일부 구간은 제로페이가 신용카드보다 수수료율이 비싸다’ 또한 사실이 아니다. 이들 주장은 기존 신용카드 시에 연매출 5억~10억원 매장의 경우 0.1%의 수수료율이 적용돼 8억~10억원 구간에 0.3%를 적용하는 제로페이보다 수수료율이 낮다고 근거를 든다.
하지만, 이 계산방식은 신용카드의 수수료 계산은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를 제외하고, 동일하게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를 적용받는 제로페이는 가맹점 수수료율만 기재해 마치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를 적용받지 않은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는 세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직불카드, 현금영수증, 제로페이 등 세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제수단의 경우에는 모두 적용된다.
제로페이의 경우는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는 동일하게 받으면서도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은 줄어들기 때문에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보다 소상공인들의 실부담율은 대폭 낮아진다. 같은 계산방식으로 제로페이에 실부담율을 적용하면 연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은 제로페이 0% 수수료에다 부가가치세 세액공제 -1.3%까지 더해 실부담율은 -1.3%다. 연매출 8억~10억원 소상공인도 제로페이 0.3%, 부가가치세 세액공제 -1.3%로 실부담율은 -1.0%로 봐야 한다. 신용카드에는 여전히 우위를 점하는 셈이다.
제로페이 초기부터 논란이 된 소득공제 40%의 경우도 총급여액의 25%를 모두 제로페이로 사용하지 않아도 적용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그리고 제로페이 사용분이 합산돼 적용되므로 소비액의 일부만 제로페이로 사용해도 소득공제 40% 혜택을 최대로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총급여액이 5000만원인 A씨가 총급여액의 25%인 1250만원을 신용카드로 사용하고, 1000만원을 제로페이로 사용했을 경우, 소득공제 미적용구간인 총급여액의 25%까지는 공제비율이 낮은 신용카드 사용분으로 채워지고, 소득공제혜택은 25% 초과분인 제로페이 사용분 1000만원이 적용된다. 공제미적용 25% 미만 구간은 공제율이 낮은 신용카드부터, 공제적용 25% 초과 구간은 공제율이 높은 제로페이부터 순서대로 적용된다.
공제한도가 300만원으로 제한돼 소득공제 40% 혜택을 충분히 보지 못한다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제로페이는 기본공제한도 300만원 이외에 100만원까지 추가 공제가 인정된다. 세법 개정안이 아직 개정 전이지만, 개정안에 올해 사용분 소급적용을 명시해 연내에만 개정하면 소득공제 적용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용카드가 시행 7개월 지났을 때 실적과 비교하면 제로페이의 7개월 실적을 무작정 깍아내릴 순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을 위한 인센티브로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에서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