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시대다. 문제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는 만큼 버려지는 숫자도 많다는 데 있다. 반려동물 소유자가 의무적으로 동물등록을 하고 인식개선을 해야 하는 이유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작년까지 신규 등록된 반려견은 14만6617마리다. 2018년까지 등록된 반려견의 총 숫자는 130만4077마리다. 반려견은 '동물보호법'상 등록이 의무화돼 있다. 이에 3개월 이상 된 개를 소유한 주인은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 동물등록제는 지난 2008년 시범 도입 이후 2014년 1월1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2015년 9만1232마리 등록을 시작으로 작년 14만6617마리까지 신규 등록 마릿수가 늘고 있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하지만 이는 전체 반려견을 기준으로 약 30~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검역본부가 올해 초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기르고 있는 반려견을 등록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0.2%다. 1년 전 조사에서 33.5%였던 점과 비교하면 수치는 올라갔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반려견의 30~40%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등록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는 응답이 49.7%로 나타났으며 등록 제도를 알지 못해서(31.4%), 동물등록 방법 및 절차가 복잡해서(15.8%) 순으로 나타났다.
동물등록이 중요한 이유는 유실·유기 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실 때문이다. 2018년 기준으로 전구의 동물보호 센터가 298개소인데 작년에만 1077마리의 유실·유기 동물을 구조·보호 조치했다. 운영비용은 200억4000만원이 소요됐다. 아무래도 동물을 등록하면 유실 또는 유기되는 동물 예방이 강해질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정부는 최근 동물등록이 늘어나고 있고, 성숙한 반려문화 조성이 절실하다는 점을 감안해 의무화 5년을 맞아 처음으로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키로 했다. 지난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동물등록 및 변경 자진신고를 할 경우 과태료를 면제해 주는 것이다.
김동현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 팀장은 "동물등록을 활성화하고, 동물등록의 소유자 등 변경 신고를 촉진하기 위해 처음으로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며 "자진신고 기간이 끝난 9월에는 공원이나 터미널 등 단속을 강화할 예정으로 지금이라도 견주가 등록에 신경을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2017년에는 190건을 적발했는데 1차 경고 후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2018년 개정을 통해서는 1차 경고를 없애고 바로 과태료를 물도록 처벌 수위를 강화했다. 또 현재 의무 등록 월령이 3개월령인데 내년 3월부터는 2개월령으로 조정한다.
정부는 또 등록 대상 동물의 범위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현재는 개만 의무 대상이지만 고양이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다. 반려동물 보유 가구 수는 약 511만 가구로 추정되는데 전체 가구 중 개를 기르는 가구가 18%라면 고양이가 3.4%로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길거리에서 데려와 양육하는 비율이 20.6%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일반 국민들은 유실 또는 유기되는 동물을 예방하기 위한 우선 사항으로 동물을 버리는 소유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미등록 소유자 처벌 강화 등을 꼽는다. 의무등록을 확대하는 길이 버려지는 동물을 줄일 것이라는 인식이다. 정부는 일단 작년 2월부터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현재 32개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다만 등록 수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해외에서도 동물등록제가 의무화돼있다. 영국의 경우 8주 된 개 등록이 의무화돼있으며 벌금은 최대 500파운드(약 72만원) 다. 일본은 90일 이상 된 개를 등록해야 하는데 벌금은 2만엔(23만원)이며 호주의 경우 12주 된 개와 고양이 모두 등록하지 않으면 2611호주달러(21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