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정치부 기자
여야는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맞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6일 열리는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도 일본의 경제보복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외교라인을 질타하는 야당과 이를 방어하는 정부·여당의 날 선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일본의 경제보복과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독도 영해 침범 등에 이어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 공세에 나서고 있다. 앞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추경안 처리와 함께 외교·안보 현안과 관련한 상임위 개최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대응책으로 지소미아 관련 논의 등도 함께 이뤄지면서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 회의를 통해 모처럼 여야가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작 일본 경제보복에 맞서 실물 경제 법안을 다뤄야 할 상임위는 외면 받고 있다. 일본의 보복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소재·부품의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를 촉진하는 실마리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 위해선 정책·입법 지원에 범정부 차원의 협업은 물론, 국회의 초당적 협조가 필수다. 각 당은 모두 일본의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라 당내 관련 특위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응책을 이끌어내야 할 경제 관련 소관 상임위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부품 분야의 육성을 돕는 법안과 관련 세법 개정안, 유턴기업 지원법 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이와 관련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 가운데 정무위는 지난 3월 무소속 손혜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자료 공개 문제를 놓고 파행한 후 추경심사는 물론 법안심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경제 상임위 개최를 촉구하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중재하려는 모습은 눈길을 끈다. 다만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에만 초점을 맞춘 상임위 개최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여야는 정부의 대응책을 점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