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반일 불매운동으로 국내 면세점에서 J뷰티 매출 하락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 'DHC'의 혐한 발언 논란과 함께 환율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매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국내 면세점에서 일본산 화장품 매출도 주춤하다.
A면세점이 지난달 1일부터 8월 둘째 주까지 일본 뷰티 제품을 구매한 내국인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월 동기 대비 15~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화장품 분야로까지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B면세점에서도 지난달 기준 내국인이 일본 화장품을 구매한 매출액은 전월 동기 대비 10% 줄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의 주 고객층이 중국인이다 보니 일본 관련 이슈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내국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일본 브랜드 매출 감소가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화장품 품목에선 불매 운동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대체품이 많은 의류, 식료품과 달리 화장품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지속해서 쓰는 경향 때문으로 분석됐었다.
특히 일본 화장품의 경우 면세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고객을 타깃으로 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넓혀왔다. 실제로 신라면세점은 올 초에 취급하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약 140개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상반기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5%를 넘었다.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도 나스, SK-ll 등의 기존 인기 브랜드부터 어딕션, RMK, 끌레드뽀 보떼, est 등 다양한 일본 뷰티 제품을 입점해 제품군을 늘려왔다. 특히 최근 '쓰리' 등의 일본 브랜드는 면세점 진출 중심으로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국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던 참이다.
그런데 불매운동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면서 면세점 화장품 품목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3주 연속 60% 이상 국민이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분간 일본 뷰티 브랜드의 국내 진출 및 확장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한국콜마와 DHC의 발언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불매운동은 격화되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콜마'의 윤동한 회장이 문재인 정부의 대일본 정책을 비난하는 유튜브 영상을 직원에게 보여줘 논란을 빚었으며,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는 혐한 발언으로 국내 화장품 편집숍이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 장기화를 염두에 두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매장에 오시는 고객이 일본 제품 대신 국내 제품으로 대체할 만한 화장품 추천을 요구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환율 약세 영향도 화장품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원화, 위안화 환율이 올라 내국인과 중국인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