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목표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 등 정책 규제 변수가 존재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 분양사업 지연 또는 중단 가능성도 제기하는 가운데 이미 이주 및 철거가 진행 중인 단지가 다수라 미루기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까지 당초 목표의 절반에 미달한 건설사가 대부분이다. 가장 앞서 나간 대우건설도 50%에는 못 미쳤다. 7월 분양분을 포함해 1만3000여세대로 겨우 절반을 넘긴 수준이다. 그 뒤로 대림산업이 비슷하게 쫓았을 뿐 여타 건설사는 도통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거나 미루기 일쑤였다. 현대건설이나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목표량의 10~2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정보업체 부동산 114가 조사한 바, 6월 분양만 해도 당초 계획 4만호에 크게 미달된 2만6만호로 집계됐다. 정책 규제 불확실성에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조합 간 분양가 분쟁이 심했고 관망세도 짙었던 탓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 검토로 인해 7월 분양도 예정 물량인 4만7000호에 크게 못 미칠 공산이 크다.
분양이 저조했던 만큼 상반기 중간결산 시점에 건설사들이 목표치를 조정할 듯 보였으나 변동한 곳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하반기 내 10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 분기점까지 정해지면서 목표를 강행한다면 공급이 단기간에 몰릴 수도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업체들이 일정을 분산시킬 여력도 부족해 보인다. 예년에 비해 올해는 분양 물량 중 재개발·재건축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건설사 분양물량 내 도시정비 비중은 2015년에 20%대에 불과했으나 매년 올라 올해는 64.6%나 된다. 특히 그 중 다수가 이주 및 철거 진행 중이라 금융비를 고려하면 분양일정을 미루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대 수(1만2032세대)가 워낙 많아 분양가 상한제 타깃으로도 지목되는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의 경우 이미 이주를 완료하고 철거 준비도 마친 상태다. 이 단지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여러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하는데 HUG와 조합이 분양가 산정을 두고 대립하면서 일정이 잡지 못했다. 조합은 분양가 상한제 이전 시기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규제 적용 지역이 전국이 아닌 서울 등 수도권에 한정될 듯 보이고 그 또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판단에 맡겨 대상과 시기가 불확실한 점 때문에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일단 규제 윤곽이 나와 조합 등 결정속도가 빨라지면 분양사업이 속도를 내는 긍정적 국면 전환도 경우의 수에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에는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