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규모를 510조원 이상 수준으로 검토키로 가닥을 잡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도 정부예산안 규모와 관련해 "510조원 이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금 경제상황과 내년도 경제 활력을 위해서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같은 경우는 (전년 대비) 예산이 9.5% 늘어났는데 (내년 예산안은) 그 비율보다는 적다"고 설명했다.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선 "경제 활력을 뒷받침하는 예산, 사회안전망 강화를 포함하는 포용 관련 예산, 국민 편익 증진 예산에 역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내년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9%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회 확정 추경 예산안 기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7.2%였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쓰지 않는다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너스 긴축 기조로 재정을 운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세수를 낮게 잘못 예측했지만 재정지출 증가율은 최대로 가져갔다. 긴축재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목표치 2.4∼2.5% 달성 가능성을 두고는 "최근 여건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다"고 답했다.
정부는 일본의 3개 품목(불화수소·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 수출규제는 명백한 수출제한 조치이자 우리나라만을 특정한 차별 조치로 WTO 규정에 위배된다"며 "그동안 준비해온 법리 검토, 증거자료 수집 결과 등을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제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한일 갈등 속에서 일본 정부가 뚜렷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위원회를 신설해 9월부터 가동하고 현안 대응 및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을 심의 의결할 것"이라며 "수요·공급기업을 중심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대·중소기업 상생방안 발굴 및 정책 제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외투자자, IB(투자은행)는 한국경제 토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일각의 경제위기설을 일축했다. 일본 수출 규제 추경 2732억원에 대해선 "9월말까지 80% 집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재위 회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미니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자유한국당은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 등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소관 부처의 조사를 촉구하며 조 후보자 공세에 집중했다. 민주당은 결산심사에서 벗어난 '정쟁'이라고 반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